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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 방역용품을 요청한 117개국 대부분은 진단키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한국 업체에 손을 내밀 정도로 한국산 진단키트 기술과 생산능력 모두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바이오 선진국 대형업체들도 개발이 늦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이 멀찍이 앞서게 된 비결은 뭘까.
29일 국내 바이오 관련 전문가들은 크게 △긴급사용승인 △경영 리더십 △실패 사례 연구 등을 한국만의 강접으로 꼽았다. 실제로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랩지노믹스 등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쓰이고 있다.‘긴급사용승인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긴급하게 써야하는 의료기기에 대해 허가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도입된 제도다.
코로나19가 유행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개발 작업에 착수한 경영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럽 등 바이오 선진국 대형업체들은 개발 착수 자체가 늦었는데,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스 당시의 실패 경험이 노하우로 쌓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 이후에 빠른 진단의 중요성을 느끼고, 국책과제를 통해서 키트 개발 지원 등에 나섰는데 이때 진단 업체들이 컸다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책 연구사업이 많아지고 지원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