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명품화에 신발관리업체 호황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신발 관리 전문 매장 ‘릿슈’. 고가 스니커즈 및 운동화의 밑창을 보강하거나 가죽 세탁을 맡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릿슈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신발 관리 매장에서 스니커즈·운동화 관련 매출이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내 신발 관리 브랜드 ‘릿슈’에선 최근 6개월간 스니커즈·운동화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이 중 20, 30대 고객 매출이 30% 늘었고, 여성 고객 매출도 50∼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릿슈에서도 구두 외에 스니커즈·운동화 수선 요청이 늘어 2019년 매출이 2018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는 남성 구두 수선이 대부분이었고 주 고객층도 30, 40대 남성이었다”면서 “최근엔 프리미엄 스니커즈, 가죽 샌들, 여성화 등 고객 수요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20, 30대 젊은 고객들의 명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수선을 의뢰하는 젊은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가의 신발을 오래 신고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트렌드도 확산되는 추세를 보인다.
한 스니커즈 제품의 밑창을 더욱 편안하고 튼튼한 비브람 밑창으로 바꾼 사례. 현대백화점 제공
수선 매장에선 가죽으로 만든 스니커즈·운동화의 외부 오염을 세척하는 작업부터 밑창 보완 등이 이뤄진다. 비브람 등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의 밑창을 달면 미끄럼을 방지하고 더욱 튼튼하게 오래 신을 수 있다. 기존 명품 브랜드의 밑창 모양을 똑같이 재현해서 새로 밑창을 덧댄 것이 티 나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세척은 1만5000∼6만 원대, 굽 및 밑창 수선은 2만∼6만 원대다. 진 대표는 “명품 브랜드의 신발 밑창을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해당 브랜드가 현지 생산 시 실제 사용하는 소재를 수입한다”면서 “발렌시아가 트리플에스처럼 밑창 모양을 디테일하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 단가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신발 관리 노하우를 배우는 소비자가 늘면서 셀프 관리용품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커머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9일까지 신발관리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슈트리(신발 모양 보존 및 습기 제거용 나무틀) 38% △슈즈케어세트(가죽케어크림, 브러시, 타월 등) 10% △발패드 10% △신발탈취제 7% 등의 순으로 늘었다.
슈트리는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냄새 및 습기를 제거해준다. 눈이나 비에 젖어 신발에 생길 수 있는 수축 현상도 막아준다. 가죽 전용 영양크림은 신발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균열을 방지한다. 오염된 하얀 신발을 다시 하얗게 해주는 ‘화이트너’와 방수·코팅 기능으로 물과 각종 오염으로부터 신발을 보호해주는 ‘왁스 스프레이’도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