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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넘어선 美 코로나 사망… 백악관 “최대 20만명 숨질수도”

입력 | 2020-04-01 03:00:00

코로나TF “거리 두기 해도 확산… 아무것도 안하면 220만명 사망”
이달 15일 확진자 정점 예상… 가을에 또 다른 코로나 발병 우려
워싱턴주 등 3곳 자택대피령 내려… 위반시 5000달러 벌금-90일 구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철저히 시행해도 사망자가 최대 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1일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16만4359명, 3173명이다. 사망자는 곧 3위 중국(3305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코로나19로 인한 미 사망자가 2001년 9·11테러(2977명) 때보다 많아졌다고 전했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지난달 30일 NBC방송에서 “모든 미국인이 현재 필요한 조치를 완벽하게 따른다고 해도 10만∼20만 명이 숨질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160만∼22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에 영향을 준 워싱턴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4월 15일 정점을 찍어 일일 사망자가 2271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환자 증가세가 둔화돼도 8월 4일경 누적 사망자가 최소 8만2141명, 최대 16만2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가을에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여름에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50개 주 중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나온 주만 24개다.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해군병원선 ‘컴포트’호의 예인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전역의 의료진은 지금 뉴욕으로 와서 도와 달라. 100만 명의 힘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약 8만 명인 주 의료 인력으로는 폭증하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옮겨갈 수 있다며 “(지금 도와주면) 은혜를 갚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N95’ 마스크 소독 장비의 긴급 사용, 15분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검사 기술 등을 승인했다. 포드와 GE헬스케어는 “향후 100일 안에 인공호흡기 5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추가 규제도 속속 발표됐다. 수도 워싱턴과 인근 메릴랜드, 버지니아주는 이날 주민의 자택대피령을 내렸다. 위반 시 최대 5000달러의 벌금, 90일간의 구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택대피령을 내린 주는 28개로 늘어났고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약 4분의 3이 집에 갇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카고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약 8조 달러(약 9752조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중단하면 심각한 보건 및 경제적 비용이 뒤따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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