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플러스재단, 서울50+ 인턴십 중장년층-기업 인턴 매칭 프로그램 작년 174명 참여… 48% 재취업 성공 경력 전문성-경험 활용 만족도 높아… 올해 참가 인원 310명으로 확대
사단법인 플레이시드스쿨 사무실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이강호 씨(왼쪽)와 이 법인의 이종택 사무국장. 이강호 씨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이 법인의 인턴으로 채용됐다. 서울시 제공
이 씨는 20여 년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근무했다. 2016년 퇴사한 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하다 지난해 6월 플레이시드스쿨에서 인턴을 시작했다. 이 씨는 “잘못을 지적하는 꼰대가 아닌 직원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턴 기간은 올 1월로 끝났지만, 그의 노하우 덕분에 큰 도움을 얻은 플레이시드스쿨은 이 씨를 재고용했다.
은퇴 후 인턴으로 재취업한 회사에서 제2의 인생을 찾는 영화 ‘인턴’의 배우 로버트 드니로처럼 이 씨도 새로운 일자리에서 보람을 얻고 있다. 서울시플러스재단이 지난해 시작한 ‘서울50+ 인턴십’ 덕분이다.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174명의 평균 연령은 57.3세이고 평균 경력은 20.5년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사회적 기업이나 기관 등 100여 곳에 인턴으로 채용됐고, 48%는 재취업이나 관련 업종 취업 및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민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홍보협력팀장은 “중장년층과 기업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궁합’을 알아볼 수 있는 매칭데이 등의 행사를 마련해 인턴과 기업 모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대기업 계열사, 교육기관 등에서 10여 년 동안 일했던 김영희(가명·58·여) 씨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 그는 이전 경력을 바탕으로 중장년층 대상 교육 콘텐츠 기획 작업을 맡았다. 이후 그가 기획한 콘텐츠가 외부 기관에서 쓰이게 되면서 인턴십이 끝난 뒤에도 김 씨는 프로젝트 담당자로 회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에서 25년간 근무한 곽동수(가명·57) 씨는 여의도 샛강을 가꾸는 사회적 기업에서 석 달간 풀타임 인턴으로 일했다. 맡은 일을 통해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한 그는 인턴십이 끝난 뒤 이 회사에 정식으로 취업했다. 곽 씨는 “젊은이들과 일하면서 요즘 세대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자연을 상대하다 보면 몸은 힘들지만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올해 인턴십 프로그램의 참가자와 활동 범위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활동방식을 풀타임과 파트타임으로 나눠 모집한다. 다른 활동과 병행하며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지려는 이들과 직접적인 제2의 일을 찾으려는 이들의 각기 다른 요구를 반영했다. 참가자도 310명으로 늘렸다.
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50플러스’ 세대가 의미 있는 인생 2막을 여는 동시에 지역 사회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