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최근 타결 임박 기류를 내비쳤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의 최종 합의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정부 입장 또한 신중 기류도 돌아선 모양새여서 총액 등 핵심쟁점에 있어 한미 간 의견차가 여전히 팽팽한 것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일(현지 시간) 언론에 “한국과의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고 공정한 합의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합의’라는 표현은 트럼프 행정부가 거액의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때 주로 쓰는 표현으로 양국이 총액을 두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31일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뒤 상당한 낙관 기류가 정부 내에서 흘러나왔던 것과는 거리가 있는 반응이다.
같은 날 외교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은 타결되기 전까지 모른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였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했다. 외교부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 대사가 지난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협상을 마친 뒤 귀국해 자가 격리 중이지만, 4일부터 외부 활동 재개 가능한 만큼 한미 간에 대면 협상 일정이 조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