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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 21만명… 13일만에 20배로 폭증

입력 | 2020-04-03 03:00:00

사망 5113명… 6주 신생아도 숨져
트럼프 “뉴욕 등 주요 발병지역 국내선 항공기-철도 중단 검토”
플로리다-네바다주도 자택대기령




1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20만 명, 5000명을 돌파했다. 1월 21일 첫 환자가 나온 지 71일 만이다. 특히 지난달 19일 1만 명을 넘어선 후 13일 만에 20배 불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일 미국의 확진자는 21만5357명으로 전 세계 감염자 95만1933명의 약 22.6%에 달한다. 사망자는 5113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뉴욕, 마이애미 등 주요 발병지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과 철도 노선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전염성이 너무 강하다. 끔찍한 2주가 될 것”이라며 “방호복 등 전략비축물자 재고도 고갈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병원 간호사들은 장비 부족 사태를 해결하라며 스마트폰 조명을 비추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동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절규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일 CNN에 “미국과 세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가 비슷하다”며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시인했다. 이날 코네티컷주의 생후 6주 신생아도 코로나19로 숨졌다. 네드 러몬트 주지사는 트위터에 “지난 주말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신생아가 숨을 거뒀다.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이라고 썼다. CNN 등도 이 아기가 세계 최연소 사망자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향후 몇 주간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에 따라 군용 시신 가방 10만 개를 민간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군 전사자에게 쓰는 녹색 나일론 재질이다. 영안실 부족에 시달리는 뉴욕시는 냉동트럭 85대를 투입해 임시 영안실로 쓰고 있다. 백악관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된다고 해도 미국에서 코로나19로 10만∼2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놀이터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 뉴욕시 놀이터를 곧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셧다운에 소극적이던 플로리다, 네바다주도 자택대기령을 발동했다. 3억3000만 미국인의 약 90%가 자택 대피 상황에 놓였다. 사회 불안이 고조되자 총기 구매도 급증했다. CNN은 3월 총기 구매 신원조회가 370만 건으로 지난해 3월보다 80% 급증했다고 밝혔다. 1988년 이후 최고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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