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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우린 글을 써야한다, 잊혀지지 않기 위해

입력 | 2020-04-04 03:00:00

◇나의 기억을 보라/아리엘 버거 지음·우진하 옮김/396쪽·1만8000원·쌤앤파커스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198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의 대학 강의를 엮었다. 그는 홀로코스트 문학의 대표작 ‘밤’을 써서 전 세계에 기억의 중요성을 일깨운 인물이다. 2016년 타계 전까지 전 세계의 고통받는 현장을 찾는 ‘세계의 양심’으로 통했다.

위젤의 제자로 20여 년간 그의 곁을 지킨 저자는 위젤이 강의실에서 한 말과 행동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이를 기억과 가르침, 종교와 믿음, 광기와 저항, 증오를 넘어서는 말과 글 등 여섯 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억이다. 그리고 기억이 두려움 앞에서 잊히지 않으려면 ‘말과 글’이라는 무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위젤은 아우슈비츠에서 가족을 잃은 비극의 순간에서도 망각보다는 기억을 택했다. 나아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새로운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