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속 봄 배구 진출 실패 왜? 황택의 外 눈에 띄는 새 얼굴 없어… 이적시장에서도 득보다 실 많아 선배들 푸대접에 동기부여도 실종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은 올 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다. 9시즌 연속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OVO 제공
최근 9시즌 동안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정규리그 순위다. 2010∼2011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삼성화재에 1승 2패 패배)에 진출했던 KB손해보험은 그 후 9시즌 동안 봄 배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포스트시즌은 열리지 않았지만 KB손해보험은 이번에도 상위권 진출에 실패했다. 9년 연속 봄 배구 진출 실패는 남녀 13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긴 불명예 기록이다. 올 시즌 남자부 최하위 한국전력도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함께 하위권을 전전하던 우리카드가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것도 KB손해보험엔 뼈아프다. 2017∼2018시즌만 하더라도 KB손해보험이 4위, 우리카드가 6위를 했다.
우선 눈에 띄는 새 얼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선발된 4년 차 세터 황택의가 팀의 중심 선수로 거듭나긴 했지만 그 밖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가 없다. 이듬해 1라운드에서 뽑은 세터 최익제도 황택의와 포지션이 겹쳐 원 포인트 서버로 기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3년 차 한성정, 2년 차 황경민 등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선수 이적 시장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전 FA 손현종을 대한항공으로 떠나보냈다. 우리카드와의 3 대 3 트레이드도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득보단 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전 FA로 영입한 리베로 정민수가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현재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해설위원은 “김요한(OK저축은행 이적 뒤 은퇴) 등 과거 팀을 대표했던 선수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지 못하는 걸 보면서 남은 선수들도 큰 동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시청률 상위 10개 경기에서도 10위에만 가까스로 이름을 올리는 등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12연패로 구단 최다 연패 기록도 다시 썼다. 권순찬 감독의 사표를 반려하고 4라운드 들어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순위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6위다. 시즌 전 V리그 가이드북에 적어 놓은 “판을 흔들겠다”는 구호가 무색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