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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건국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 vs 이낙연 “탄핵 때 나라는 멀쩡했나”

입력 | 2020-04-06 12:30:00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제작센터에서 열린 종로구 선관위 주최 토론회에 앞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0.4.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4·15 총선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황 대표가 무능한 정권 탓에 국민들이 고생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 위원장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던 때를 거론하며 맞받아쳤다.

두 후보는 6일 오전 서울 강서 티브로드방송에서 마주 앉아 약 2시간 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전망과 종로 공약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모두 발언에서 이 위원장은 “코로나 19 등으로 얼마나 깊은 고통에 불편을 겪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데 여러분을 뵐 때마다 저도 가슴이 미어진다”며 “국민이 있기에 코로나19 전쟁에서 우리가 이겨내리라는 확신을 얻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는 건국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 총선은 이런 경제를 살리느냐, 아니면 조국을 살리느냐 하는 평가가 이뤄지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하자 두 후보의 신경전도 달아올랐다.

이 위원장이 황 대표에게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세계 언론과 각 나라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을 칭찬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황 대표는 “외국의 평가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우리 시민들이 받아야 할 평가라고 생각한다”며 “외국에 비해 잘했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위원장) 발언은 정말 국민들 앞에서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사망자가 183명이나 되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고 따지자, 이 위원장은 “정부도, 대통령도, 총리도, 민주당 지도부도 여러 차례 조의를 표했고 사과를 했다”며 “정부가 부실한게 있었다면 당연히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경제 활성화 정책에서는 황 대표의 공격이 더 날카로워졌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좌파경제실험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의 기본 틀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총리였던 이 후보자께서도 공동책임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은 정부와 협의해서 긴급재난지원금 9조원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경제적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정책을 펴나가면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과감하게 할 것이고 과정에서 지혜가 필요하면 황 후보를 포함한 야당의 지혜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황 대표를 향한 공격은 ‘재난지원금’에서 터져 나왔다.

이 위원장은 “황 후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민 세금 못 쓰게 하겠다고 하고 추경 심사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하더니 100조원 세출하자, 국민채 발행하자, 어제는 국민 1인당 50만원 주자고 한다”며 “갈피를 잡기 어려운데 어떤 뜻인지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따졌다.

황 대표는 “우리 당의 입장은 국민의 추가 부담 없이 다른 재원을 활용해서 이 재난을 극복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채 발행 40조원, 국가 예산 조정해 100조원 확보, 금융지원 100조원 마련해보자 등 총 240조원”이라고 말했다.

일자리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있지만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정부랑 협의해서 32조원을 추경에 포함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제도권 밖에 놓인 분들을 위해 추경에 반영할 건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황 대표는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으나 일자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실과 괴리된 주 52시간제를 수정해 기업이 활기차게 투자해 젊은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주52시간제는 300인 이하 사업체는 여야 합의가 안 돼 시행을 안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책이) 유보된 만큼 형사 처벌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광화문 광장’을 놓고도 두 후보는 충돌했다. 황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박원순 시장의 광화문 광장 확대 정책을 이 위원장이 반대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일관되게 교통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박 시장에게 제시했고 이해를 표한 바 있다”며 “교통문제뿐만 아니라 집회, 시위 때문에 주변 지역이 소음으로 힘든데 제 나름의 구상도 있고 하지만 나중에 황 후보랑도 지혜를 나눴으면 한다”고 답했다.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는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황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비례정당과 관련해 말을 여러차례 바꿨는데 명확한 입장을 말해달라’고 하자, 이 위원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채택 후에 황 후보 소속 정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제가 ‘꼼수’라고 말한 건 위성정당 아이디어가 거론되던 단계였다”며 “그러나 위성정당이 만들어졌고 현실의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민주당이 연합정당 참여 제안을 받아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것들이 있다”고 답했다.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없다”는 이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황 대표는 “검찰 수사 당시에는 과도한 수사를 비판 하더니 이제는 마음의 빚이 없다고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을 바꾸는 이 위원장의 모습에서 어떻게 협력이 가능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결론부터 말하면 황 후보가 말을 바꾸더라도 저는 황 후보를 신뢰하겠다”며 “조 전 장관 문제는 검찰의 수사가 존중돼야 하지만 동시에 그 당시 검찰이 공정했나라는 두 가지 모두를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했던 발언들”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황 후보는 멀쩡했던 나라가 2~3년 만에 망가졌다고 말하는데 정말 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은 왜 이뤄졌느냐”며 “탄핵이 이뤄진 나라는 멀쩡했나”라고 역공에 나섰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는 안보는 튼튼했고 경제는 멀쩡했다”며 “문재인 정권이 들어와 이것이 2년 만에 무너졌다. 행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사법부도 정부에 장악됐다고 국민은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이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황 후보가 말한 독재라든가 3권 분립이 무너졌다든가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최근 n번방 문제로 여성의 상처가 큰데 약자가 억울한일을 당하지 않고 (범죄가) 용납되지 않도록 수사와 처벌 모두 공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는 현 정권의 무능과 위선을 심판하는 선거로 매우 중요하다”며 “경제를, 대한민국을 살리는 선거를 국민 여러분께서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