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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127만5146명 중 6만9503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평균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은 5.5%다. 치명률은 나라마다 확연히 다르다. 이탈리아나 영국은 10%가 넘는 반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는 1%대 내외에 그친다. 이스라엘(0.6%)과 이탈리아(12.3%)는 최대 24배까지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의료 인프라, 고령화 수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가별 치명률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한 이탈리아(12.3%), 영국(10.3%)은 10% 이상의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 반면 독일(1.6%), 한국(1.8%) 캐나다(1.8%), 노르웨이(1.2%) 오스트리아(1.7%), 이스라엘(0.6%) 등은 0~1%대로 낮다. 물론 아프리카 라이베리아(23.1%), 콩고민주공화국(11.69%)이나 유럽 산마리노(12.1%) 등의 국가도 치명률이 높지만 확진자 수가 수십 명에서 최대 200명 미만에 불과하다. 치명률 차이를 분석할 만한 통계적 의미는 적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명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국가별 전염 확산 수준 △국가 내 주요 감염군 △의료 인프라 △검사 진행 수를 꼽았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영국 등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된 주요국들은 하루에 5000명 이상 씩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올 정도로 팬데믹(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누적 확진자 8611명 중 51명 만 사망해 치명률인 0.59%로 가장 낮은 이스라엘은 전체 감염자의 37%가 30세 이하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20대 비율이 23%에 달한다“고 전했다. 젊은 감염자 비율이 높다보니 노년층 중심으로 감염자가 늘어난 유럽 등에 비해 치명률이 낮다는 게 이스라엘 정부의 분석이다. 여기에 확산이 시작됐을 때 정보기관 모사드까지 동원돼 산소 호흡기랑 진단키트 확보하는 등 초기 검진 역량 강화한 것도 낮은 치명률에 영향을 미쳤다.
독일과 한국도 이스라엘처럼 감염자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조사 결과 확산 초기 독일 확진자 평균 연령은 40대 후반이었다. 한국도 이례적으로 20대 확진자 비율(27.3%)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변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대 확진자 중 사망자는 없다. 30대 1명(0.09%), 40대에서 2명(0.15%)이 숨졌다.
의료 인프라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2017년 기준)를 분석해보면 인구 100만 명 당 병원 수는 독일 37.3개, 오스트리아 30.8개, 영국 29.0개, 그리스 25.7개, 터키 18.9개, 이탈리아 17.5개, 헝가리 16.8개, 스페인 16.6개 등 치명률이 낮은 국가일수록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 수가 많다. 독일(12.9명), 프랑스(10.8명), 이탈리아(6.7명) 등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와 독일(8개), 프랑스(6개) 이탈리아(3.18개) 등 1000명당 병상 수도 치명률과 반비례한다.
1인당 보건 예산(2018년 기준)을 봐도 노르웨이 6186달러(약 760만 원), 독일 5986달러(약 736만 원) 오스트리아 5395달러(약 663만 원) 캐나다 4973달러(약 611만 원) 등은 1%의 낮은 치명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치명률이 5% 전후에서 10%대에 달하는 이탈리아 3428달러(약 421만 원), 스페인 3322달러(약 408만 원). 영국 4069달러(약 500만 원), 그리스 2238달러(약 275만 원), 멕시코 1138달러(약 139만 원) 등은 1인당 보건 예산이 확연히 적다.
미국은 6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33만6851명으로, 세계 확진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망자는 9620명으로 치명률(2.86%)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건강보험이나 공공의료 부재로 인구 100만 명 당 병원 수 17.1개, 공공병원은 4.2개에 그치는 반면 국민 1인당 보건 예산은 1만586달러(약 1301만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치명율이 최근 급감한 이유는 검진을 많이 이뤄지면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별 차이가 커서 전체 치명률을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게리 와그너 루이지애나대 경제학과 교수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뉴올리언스 치명률은 인구 10만명 당 37.9명으로, 뉴욕(18.8명)보다 2배“라고 보도했다. 미국 역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사망자가 향후 이탈리아처럼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치명률이 절대적 수치는 아니다. 각국마다 검진 대상, 조사 방식, 방역시스템이 달라 실제의 정확한 확진자 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각국마다 일일 검사 건수도 5000건에서 2만5000건 등 각각 다르다. 한국이 낮은 치명률도 넓은 진단검사 범위를 그 이유로 꼽는다.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까지 걸러내고 있어 포착된 환자가 많고 치명률이 낮다는 것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렸던 2주가량을 제외하고는 중증이나 응급 환자 발생에 적극 대처하고 있어 치명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없거나 무증상 감염자마저 있기 때문에 국가 별 실제 감염자는 최대 10배는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정부 코로나19 사망 통계에서 누락되던 노인요양시설 등 돌봄 시설 사망자 수천 명이 2일부터 합산되면서 사망자가 훨씬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카이로=이세형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