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 북미와 국내에서 극장과 VOD로 동시 공개한다. IMDb 제공
국내에서는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계획을 취소하고 이달 10일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9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공수도’는 인터넷TV(IPTV)를 통해 입소문이 나자 한국 영화가 극장으로 ‘역주행’한 첫 사례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는 북미에서는 이달 10일, 국내에서는 29일 극장과 VOD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디즈니는 올여름쯤 디즈니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던 ‘겨울왕국2’의 온라인 서비스를 지난달 중순부터 공개했다. 극장뿐 아니라 디즈니랜드 등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사업이 입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인터넷TV(IPTV) 흥행에 힘입어 극장 개봉을 확정 지은 ‘공수도’. 극장 개봉 후 부가판권 시장으로 넘어가는 공식을 역행한 국내 첫 사례다. 그노스 제공
극장 매출은 한국 영화 산업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관객이 극장에서 티켓값을 지불하면 영화발전기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극장과 배급사, 투자사와 제작사 등이 나눠 갖는다. 극장 관객이 줄어들면서 영화 산업에 속한 기업의 자금 흐름이 연속적으로 타격을 받는 구조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는 “촬영을 멈추면 하루 수천만 원씩 손해를 본다. 그렇다고 아예 작품 제작을 중단해 버리면 계약한 스태프들이 피해를 입고 제작사는 손해를 떠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달 일정한 매출이 발생하는 극장의 손해는 눈에 보이지만 영화 작품 단위로 움직이는 제작사 수입사 마케팅사 등의 손해는 일반 기업처럼 계량화할 수도 없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극장이 아예 문을 닫은 미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IMAX와 시네마크 등 미국 영화 관련주들의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폭락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1924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 미주리의 한 극장 사례를 들며 극장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