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나무로 연주하는 ‘나뭇조각들’ 단순 반복에 무한 변주 묘미
클라베스
미국 작곡가 스티브 라이시(84)의 ‘나뭇조각들’을 들으면 어릴 때 듣던 다듬이질 소리가 생각난다. 라이시는 미니멀리즘 계열에 속한 작곡가다.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은 박자 음계 같은 음악의 기본 요소를 단순화한 뒤 계속 변주해 나간다. 라이시가 다듬이질 소리를 듣는다면 “이거 제대로 미니멀리즘이네!”라고 탄복했을 것이다. 물론 라이시의 곡에는 다듬이질 소리에 없는 고도의 계산된 변주들이 있다. 그 대신 다듬이질이 가진 즉흥성의 묘미는 없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열기 시작한 온라인 음악회 ‘내 손 안의 콘서트’ 네 번째 순서에서 이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 다섯 명을 소개한다. 10일 오후 7시. 마르코비치 ‘팀워크’로 콘서트를 시작해 네 번째 곡으로 ‘나뭇조각들’을 연주한다. 이어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소개된 아르메니아 작곡가 하차투리안의 화려하면서도 친숙한 작품 ‘칼의 춤’으로 콘서트를 마친다.
‘나뭇조각들(Pieces of Wood)’은 타악기 연주자들이 ‘클라베스’라는 나무 봉 모양으로 단순하게 생긴 타악기를 들고 연주한다. 이 곡을 들으며 숲의 평화(Peace of Woods)를 기원해 본다. 유튜브 검색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