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4일 한국 출입국한 중국인 ‘제로’ 1월엔 하루 평균 3만3000명 왕래… 같은날 한국인은 64명 중국 오가 한중 교류 코로나로 갈수록 위축… 시진핑 상반기 방한도 안갯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4일 한국을 드나든 중국인 수가 ‘제로’를 기록했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 이후 하루 동안 한국으로 들어오거나 한국을 떠난 중국인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을 오가는 한국인 수도 급감하고 있어 코로나19가 한중 교류에 직격탄을 날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집계된 법무부의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4일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동안 중국인의 한국 출입국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전날인 3일만 해도 한국으로 들어오거나 한국에서 떠난 중국인은 각각 255명과 116명이었으나, 이례적으로 급감한 것이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진 않고 있다. 올 1월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인 수는 1만5000명, 한국에서 중국으로 출국한 중국인 수는 1만8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2월 4일 입국제한조치를 취하고 중국 내 모든 공관에서 신규 비자 발급 심사 절차를 강화한 후 중국인 입국자 수가 하루 평균 5000명대 이하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같은 달 28일에는 처음으로 입국자 수가 1000명 밑으로 떨어진 870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는 1일부터 해외 입국자 전원의 14일 의무격리 조치를 취했다. 사실상 외국인이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오가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비율 중 최다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의 방문이 급감한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한중의 민간 교류가 경색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양국의 외교 일정도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 추진 계획을 조정했다는 공식 발표를 내놓은 적은 없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대면 외교 일정도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외교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극복되지 않는다면 (시 주석 방한 일정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의 도움을 받아 전세기, 임시항공편 등으로 귀국한 한국인이 43개국에서 총 6619명으로 집계됐다고 외교부가 6일 밝혔다. 현재 해외 체류 중인 한국인 가운데 누적 확진자는 36명이며 이 중 22명은 치료 및 격리 중이고, 나머지는 완치됐다고 전했다. 예외적 입국 허용 조치를 받아 입국한 기업인 수는 8개국에서 251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