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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의료기관 탐방]진단부터 정신건강 관리까지… 유방암 환자 ‘삶의 질’ 높인다

입력 | 2020-04-08 03:00:00

일산차병원 유방센터



일산차병원 유방센터는 다학제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병리과 홍성란 교수, 유방센터 강성수센터장, 조영업 교수, (뒷줄 왼쪽부터)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방사선종양학과 김주리, 영상의학과 고지은, 김지희, 병리과 정혜라, 유방센터박소은 교수. 일산차병원 제공


유방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40세 이하 젊은 환자 발생률이 서구의 2배를 넘어 조기 진단과 치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유방암학회의 ‘2019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유방암 환자는 2만5868명으로 2000년 6237명과 비교해 4.2배나 늘었다. 2013년 이후 유방암 환자 수는 매년 2만 명을 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고 40세 이하 환자도 약 10.5%를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런 이유로 한국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 검진, 진단과 치료, 치료 후 회복에 대한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는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후유증까지 해결하는 다학제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 내원 당일 초음파-조직검사 가능

환자가 유방암 때문에 일산차병원을 찾으면 예약하지 않았더라도 당일에 기본적인 유방 검사와 결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있으면 당일 조직검사까지 시행한다. 이틀 후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유방암으로 확진되면 전담 코디네이터 간호사가 필요한 검사와 수술 일정을 신속히 조율해 환자의 불안을 줄여준다. 또 암 완치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상담과 교육도 제공한다.

진료부터 검사, 상담, 수술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지는 원스톱서비스는 일산차병원 유방센터가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는 조기 유방암 환자라고 해도 치료에 필요한 여러 과 의료진이 모여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재활의학과, 내과 의료진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환자 치료와 치료 후 삶의 질적인 부분까지 조언한다.



■ 종양성형술 적극 시행… 후유증도 최소화

유방암 수술은 크게 유방부분절제술(유방보존술)과 유방전절제술로 나뉜다. 과거의 유방암 수술은 재발 없이 종양을 완전 제거하는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나 수술 외에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등 보조적인 치료법이 발달하면서 유방보존술이 유방전절제술과 비교해 재발 및 예후에 큰 차이가 없음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금은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수술이 됐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에서는 환자의 미용적 만족도를 높이고자 종양성형술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종양성형술은 유방암 수술 당시 종양을 제거하는 단계에서부터 흉터 및 함몰 등 정상 유방조직의 변형을 최소화해 추후 별도의 재건이 필요하지 않도록 미용적인 결과까지 고려하는 수술법이다. 다시 말해 유방의 보존적 수술이 가능할 경우 암 조직 제거에 따른 유방의 함몰 부위를 주변 조직을 이용해 채워줘 유방의 변형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절개 부위의 흉터가 눈에 잘 띄지 않도록 겨드랑이나 유륜 주위로 절개하는 등의 방법도 포함된다.

종양성형술은 보형물을 사용하지 않아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적고 보형물로 인한 합병증이 줄어들며 다른 부위의 조직을 사용하지 않아 공여 부위의 흉터가 새로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는 수술 후 림프부종 등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감시림프절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암세포가 유방에서 가장 먼저 전이되는 림프절이 감시림프절이다. 유방암이 림프절로 전이되는 길목인 감시림프절을 검사해서 암세포의 전이가 없으면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지 않고 전이가 있는 경우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 수술을 한다.

강성수 유방센터장은 “유방암은 ‘가슴 상실’이라는 점에서 다른 암보다 여성들에게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최소침습수술로 1∼2cm만 절개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항암·방사선치료 전 가임력 보존

유방암은 초기인 경우 5년 생존율이 96%에 육박하기 때문에 암 치료 후 임신과 출산 등 삶의 질 문제가 더욱 중요해졌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에서는 항암·방사선치료로 생식력 저하가 예상되거나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 배아·난자 동결 보존처럼 향후 임신·출산이 가능한 방안을 미리 컨설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거나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환자의 경우 장기간의 항에스트로겐 치료를 받으면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암 치료 전 가임기 여성 환자에게 가임력 보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5∼10년 정도 호르몬 치료를 하기 때문에 생식세포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길어진다. 어떤 항암제를 쓰느냐에 따라 난소 등에 미치는 생식독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산차병원 유방센터에서는 유방암 치료를 위한 항암·호르몬 치료가 가임력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꼭 필요한 치료를 시행한다.



■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으로 정신적 고통까지 덜어

암 발병률 및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서 이제는 단순 질환 치료를 넘어 치료 후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은 자칫 여성성을 상실하거나 훼손당할 수 있다는 위축감에 더욱 큰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이에 일산차병원 유방센터에서는 유방암 환자들의 디스트레스 관리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암환자 감성치료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도 함께 덜어주며 암 치료 효과까지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는 환자가 유방암을 진단받으면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암 진단으로 환자가 겪게 되는 감정 변화 및 적응상 어려움을 미리 점검하고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수술 등 치료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뒤에 찾아올 수 있는 재발에 대한 불안, 암 이후 삶의 변화 등 적응에서의 어려움도 관리한다. 환자에 대한 케어와 함께 가족들에게도 주기적인 교육 및 정서적 지지 치료를 제공한다.

강 교수는 “유방암 환자는 신체적 변화로 인한 상실감,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며 “일산차병원 유방센터는 여성암 환자의 신체적 부분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부분까지 관리하는 전인적 치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