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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의료기관 탐방]절개 없이 묶어 ‘전립선비대증’ 해결… 고령층도 안전하게 시술

입력 | 2020-04-08 03:00:00

20분 시술-당일 퇴원 ‘유로리프트’
통증 등 불편함도 2주 안에 개선



전립선비대증을 ‘유로리프트’ 시술로 치료하는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은 “충분한 시술 사례와 전립선 수술 경험이 축적된 의료진에게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자이비뇨의학과 제공


우리나라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전립선비대증(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노화현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요폐나 방광 결석, 요로 감염으로 인한 전신 패혈증, 신장기능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최근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크게 내과적인 약물치료와 수술적인 치료가 있다. 내과적인 약물치료는 대표적인 2가지 종류의 약재를 사용한다. 남성호르몬 차단제의 일종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복용해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비대된 전립선 조직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치료효과가 있으나 부작용으로는 성욕저하, 발기부전 등 많은 경우에서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약물인 알파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비대한 조직으로 막힌 전립선 요도를 열어줘 배뇨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배뇨 곤란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만 있을 뿐 전립선 크기를 작게 하는 효과는 없다. 부작용으로는 기립성 저혈압, 역행성 사정이 있으며 최근에는 홍채긴장저하증후군이 생겨 백내장 수술 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됐다. 이러한 약물 치료의 가장 큰 단점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처럼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고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술적인 치료로는 개복 수술,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내시경 장비의 획기적인 발달로 과거처럼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등 수술 부작용은 많이 줄었으나 전기칼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커진 전립선비대조직을 잘라내는 이런 방식은 조직 손상으로 인한 출혈이나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등 전립선 기능 저하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문제가 있고 치명적인 단점인 역행성 사정 등 사정장애는 여전히 70∼80% 환자에서 보고되고 있다.

내과적 약물 요법인 경우에는 치료 중에 증상개선의 효과는 확실하지만 방광기능의 손상은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며 수술적인 치료도 역행성 사정 등 사정장애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을 피할 수가 없었다.

■ 조직 절제나 절개, 요도 손상 없이 20분 만에 가능


최근 이런 한계를 극복한 치료법이 2010년대 등장한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다.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지 않고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신개념 시술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뒤 눈으로 보면서 비대해진 전립선을 끌어당겨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유로리프트의 장점은 다양하다. 우선 비교적 안전하다. 내시경을 이용한 전립선절제술의 경우 역행성 사정이 75%, 발기부전은 5∼10% 정도에서 발생한다. 성기능과 관련된 근육·신경·혈관이 수술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총 4편의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통증 등 시술 후 나타나는 불편함도 2주 내 자연히 개선되는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적용 범위가 넓다. 기존 방식과 달리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국소마취로도 가능하다. 고령층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또 짧은 시술 시간, 빠른 회복, 당일 시술과 퇴원이 가능하다. 출혈량이 적고 절개를 하지 않아 시술 직후 일상생활로 복귀할 만큼 회복 속도도 빠르다.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은 “내시경 절제술의 경우 지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7일 입원해야 한다”면서 “유로리프트는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짧고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 1∼2시간 내 소변줄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심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 받거나 뇌혈관질환 등이 있어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도 약물의 중단 없이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유로리프트에 사용되는 실은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효과가 반영구적이라는 것이다. 단, 전립선이 100g 이상으로 크거나 요도 중앙 부위의 전립선이 비대할 때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시술이 어려울 수 있고 수술 환자에 따라 요폐 및 요급 등 자극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변 원장은 2016년에 유로리프트를 도입해 시술 경험을 쌓고 유로리프트가 개발된 호주의 4개 병원에서 연수를 했다. 현재까지 약 400례 이상 시술한 경험이 있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환자에게 매우 부담이 적은 시술이나 전립선 주위에는 미세혈관과 신경이 많기에 주의를 요하고 실제 시술 동영상은 아주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환자마다 다른 전립선의 모양과 비대칭 정도, 요도 길이 등 시술시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며 “특히 정확한 위치에 시술해야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