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60%가 무균시설 없어 먼지로 뒤덮여 있고, 직원들은 맨손으로 만져 공장 자격증을 돈으로 사...업체끼리 돌려 쓰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중국이 마스크 등 의료용품 공급처로 부상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위생관리가 엉망이라는 중국 마스크 중간 상인이 폭로가 나왔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매체 ‘36커(?)’ 산하 콘텐츠 플랫폼 ‘Tech싱추(星球)’에 전날 한 중국 마스크 중간 상인이 천궈화(陳國華)라는 가명으로 글을 올려 중국 마스크 공장들의 무질서하고 혼란한 현실을 폭로했다.
천궈화는 중국 마스크 업체의 60%가 무균시설 없이 마스크 생산 기계를 들여오는 즉시 생산에 나서는 실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신이 가본 일부 업체의 공장은 먼지로 뒤덮여 있고 생산 직원들은 마스크나 장갑 등 위생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생산된 마스크를 직접 손으로 정리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 마스크를 누가 쓸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천궈화는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공장 자격증을 돈으로 구입할 수 있고 심지어 일부 마스크 업체들은 이를 서로 돌려쓰기도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무자격 업체가 생산한 마스크를 유자격 업체가 생산한 것으로 둔갑시켜 출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N95 마스크와 같은 고품질 마스크 수요는 급증한 반면 생산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천궈화는 진단했다.
대형 마스크업체가 생산 능력을 초과하는 주문을 받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크고 작은 마스크공장에 하청을 주다보니 관리 부실과 불법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본토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돼 마스크 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기업들에게 마스크 생산을 적극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방직은 물론 소매, 과학기술, 심지어 식품 업체까지 나서 마스크 생산설비를 구매하거나 기존 설비를 확대했다.
중국 기업정보 사이트 톈옌차(天眼査)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武韓)에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1월23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중국에는 마스크 생산업체 5489곳이 생겨났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改委) 지난달초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하루 마스크 생산능력과 생산량은 각각 1억개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천궈화는 현재 중국내 마스크 생산능력이 급증했지만 의류공장이나 기계설비공장을 임시 개조한 소규모 마스크 공장은 해외시장이 필요로 하는 N95, KN95(중국 기준)과 같은 고품질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KN95 마스크를 N95 마스크 대체품으로 사용 승인했을 때부터 KN95 마스크 사업을 시작했고 일주일에 10만개 이상을 팔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8일 KN95 마스크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갖은 고생 끝에 확보한 KN95 생산라인을 모두 폐기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아울러 유럽도 중국 표준 일반 마스크를 한때 수입했지만 지금은 자체 규격인 FFP 마스크만을 수입을 허용한다고 했다.
한편, 명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 수출용 의료물자에 대한 품질 관리 강화와 위조 또는 저질 의료물자에 대한 단속 강화를 천명했다. 이후 한달만에 가짜 의료용 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작업장 수만개를 폐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