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19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크 스루·Open Walk Thru)를 살펴본 후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들어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이를 두고 관권 선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관권 선거는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며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인천공항을 찾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관계자들과 만났다. 인천공항지부는 문 대통령에게 “공항 노동자에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고용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인천공항 관련 종사자의 약 33%는 휴직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 노동자들을 만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일일 확진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밤낮없이 땀 흘리는 분들”이라며 “고맙고 또 고맙다”고 격려했다.
통상 대통령의 청와대 밖 일정은 엠바고(보도 유예)를 전제로 사전에 언론에 공지되지만, 이날 인천공항 방문은 사전 공지 없이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달 들어 이틀에 하루 꼴로 지역 방문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1일에는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찾았고, 3일에는 제72주년 4·3 추념식 참석을 위해 제주를 방문했다. 식목일인 5일에는 강원 강릉을 찾아 식수 행사를 가졌고 이날은 인천으로 향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의 현장 행보와 이에 대한 야권의 반발은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닷새 앞두고 충북 청주와 전북 전주의 창조경제센터를 찾았고,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민생 행보를 빙자한 선거 개입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통합당의 지적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로서는 관권 선거는 할 일도 없고, 할 수도 없으며,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며 “청와대는 이미 선거와의 거리두기를 선언했고, 앞으로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식목일에 (대통령이) 나무를 심는 게 총선 행보인지 아닌지 (문 대통령이 심은) 금강송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탈출하려는 것이 관건 선거인지 아닌지는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