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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소비 늘자 ‘라이브커머스’ 뜬다

입력 | 2020-04-08 03:00:00

진행자가 소비자 대신해 생생 체험… 채팅으로 실시간 반응-평가 이뤄져
롯데百, 월 시청자수 5배이상 늘어… 현대百, 1시간만에 월매출 20%판매
성과 좋자 판매 상품군 다양화 계획




롯데백화점(왼쪽 사진)과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직원들이 실시간 모바일 판매 채널인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매장 방문이 어려워지자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각 사 제공

“진행자가 직접 입은 모습을 보고 예뻐서 바로 주문했어요. 너무 기대되네요.”

1일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채널 ‘잼라이브’에서 패션브랜드 ‘코모도’의 ‘러브 티셔츠’가 소개되자 채팅창엔 소비자들의 실시간 반응과 평가가 이어졌다. 라이브커머스란 모바일에서 라이브 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TV와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댓글 소통이 안되는 TV홈쇼핑과 차이가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라이브커머스 판매 첫날 목표 매출을 모두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판매 확대를 시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통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며 라이브커머스로 물건을 소비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대되고 ‘언택트(Untact)’ 소비 문화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자 유통업계에서도 라이브커머스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인 라이브커머스 채널 ‘롯데백화점 라이브’의 경우 지난달 월별 누적 시청 수가 약 1만8000회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서비스를 처음 오픈했을 때와 비교하면 약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평일 낮 12시와 오후 3시 두 차례 진행되는 롯데백화점 라이브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접속자 수가 빠르게 증가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처음엔 본사 주도로 시작됐으나 반응이 좋아 이젠 각 지점에서 먼저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에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대리 체험’이 가능하단 점을 라이브방송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직장인 이모 씨(35)는 “판매자에게 ‘다른 제품도 보여 달라’, ‘소재를 확인해 달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라이브방송을 통해 마치 나의 아바타가 매장에 가서 대신 상품을 꼼꼼히 봐 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적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네이버와 함께 매주 수요일 저녁 ‘백화점윈도 라이브’를 진행 중인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3월 11일 첫 방송에는 남성복브랜드 ‘지이크’ 제품 1000만 원어치가 판매됐다. 같은 달 18일엔 영패션 ‘지컷’이 한 시간 동안 14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백화점 측은 “보통 영패션 브랜드 월평균 매출이 5000만∼70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월 매출의 20∼30%를 한 시간 만에 올린 셈”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타오바오라이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월 한 달간 신규 판매자 수가 전월 대비 719% 증가했다.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추후 라이브방송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군과 콘텐츠를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해외 패션브랜드를 백화점윈도 라이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