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배구 동행’ 김연경-김수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만나 함께 배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두 선수는 현재 한국여자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초중고교 동창인 레프트 김연경(왼쪽)과 센터 김수지의 목표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한 두 선수.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원곡중 2학년 시절 김연경(15번)과 김수지(6번). 현재 192cm인 김연경은 중학교 때만 해도 160cm대로 작은 축에 속했다. 사진 출처 김동열 전 원곡중 감독 제공
팀은 갈렸어도 두 선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세계가 인정하는 레프트 공격수이고, 김수지는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두 선수는 SNS 등을 통해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김수지에게는 터키에 있는 김연경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로 터키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아직 최종 시즌 종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김연경은 터키에 머물고 있다. 김연경은 현재 전세기를 통한 귀국을 알아보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돌아올 방침이다.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은 귀국할 때마다 김수지(왼쪽)를 만난다. 사진 출처 김연경 인스타그램
두 선수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김연경은 이날 통화에서 “수지는 무엇을 살 때도 늘 내 것까지 챙겨서 보내 준다. 강한 것 같지만 여리고, 차가운 것 같지만 마음이 따뜻한 친구다. 옆에 있기만 해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서로의 변화를 눈치채는 것도 절친의 몫이다. 김수지는 “어릴 때만 해도 연경이는 눈물이 없었는데 요새 눈물이 많아졌다. 이번 아시아 예선 때도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부담이 적지 않았을 텐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옆에서 보이더라”고 말했다.
어느새 베테랑이 된 둘은 나란히 새로운 계약을 앞두고 있다. 김연경은 소속팀과의 2년 계약, 김수지는 3년 계약을 마치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무엇보다 관심은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다. 김연경은 “우리 나이가 적지 않다는 걱정도 많은데 멘털만 잘 관리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단짝의 안녕을 걱정했다. 김수지도 “(1년 연기가) 올림픽을 더 잘 준비하라는 뜻 같다. 둘 다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