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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후로 크게 나뉠 것이라고 한다. 영화 속에서나 상상했던 외계인의 침공보다 더 무서운 것이 눈에 보이지도 죽지도 않는 조그만 단백질 분자라는 것을 지금 세계는 실감하고 있다.
2019~2020시즌 V리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상 첫 무관중 경기가 벌어지고 무기한 중단에 이은 시즌 조기종료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를 통해 배운 것도 많았다.
그동안 크게 역할이 드러나지 않았던 응원단장의 함성, 치어리더의 목소리도 관중의 박수, 함성소리와 함께 V리그를 만들어온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도 코로나19 사태로 실감했다. 시끌벅적한 경기장이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왔던 선수들마저 이제는 “관중이 있어야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면서 생각을 바꿨다. 프로스포츠가 성장하려면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다. 팬과 시청자 관중이 뜨거운 열정으로 보내주는 응원이 없다면 고액연봉의 선수들이 존재할 이유도 없다. 그동안은 이 중요한 사실을 몰랐지만 코로나19가 준 비싼 수업료 덕분에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V리그는 코로나19 이후로 많이 달라질 것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세상을 달래줄 존재로서 V리그는 고마움이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공기와 물처럼 V리그가 코로나19로 멈추자 대중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활력소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새롭게 존재의 가치를 평가받은 덕분에 V리그는 방송중계권과 타이틀스폰서 계약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의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스포츠는 경제가 호시절일 때 더욱 번창하고 커지는 속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프로스포츠에도 빙하기가 올 것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그동안 온실 속에서 안주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많은 기업들이 프로스포츠의 홍보효과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