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앰뷸런스에 실려간 할머니 실종돼 일주일만에 병원 시신보관소에서 발견 구급요원이 이름 잘못 기록해 착오 생겨
미국 뉴욕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앰뷸런스에 실려 갔던 할머니의 종적이 묘연한 사건이 벌어졌다. 할머니를 찾아헤매던 가족들은 일주일만에야 한 병원 시신보관소에서 시신을 찾아냈다. 코로나 19로 환자가 급증한 뉴욕에서 병원 체계가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기막힌 사연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가정에 닥친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위기에 처한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짚었다.
퀸스 지역에 거주하는 73세 여성 마리아 코레아(73)의 집에 구급요원들이 들이닥친 것은 지난 3월 30일이었다. 구급요원들은 코로나 19 중증을 나타내던 마리아를 앰뷸런스에 태운 후, 인근 자메이카 병원으로 간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다음날 가족들은 마리아의 병세를 알아보기 위해 자메이카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가 상상도 못했던 말을 들었다. 마리아 코레아란 이름의 환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NYT가 코레아 가족의 상황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지 며칠 뒤 자메이카 병원 시체안치소에서 마리아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신원미상 여성의 시신이 있다는 연락이 왔다. 7일 가족들이 병원에 가서 확인해보니 마리아가 맞았다. 구급요원이 마리아를 병원으로 싣고 갔을 때 환자 이름을 아들 훌리안 에스코바르로 잘못 적어 병원에 알린게 착오의 발단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는 입원한 당일 사망했다.
퀸스 지역은 뉴욕 내에서도 코로나 19 피해가 가장 큰 곳이다. 6일 현재까지 2만30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인근 브루클린 보다 약 5000명이나 많다. 마리아가 병원으로 실려간 날 뉴욕에서만 7000건이 넘는 긴급출동 요청신고가 있었다.
마리아의 며느리도 약 2주 전 사망했는데, 코로나 19 검사를 받지는 않았다. 나머지 가족 5명도 모두 코로나 19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족들은 NYT에 “코로나19로 세상이 미쳐돌아가고 있다”며 할머니의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를 수있게 된 것만이라도 다행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It’s like in so many things,” she said. “This Covid-19 has just made this world so crazy.”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