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이 흔해지면서 발생한 변화는 자동차에도 영향을 줬다. 굳이 내비게이션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이다. 아직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있고, 수입차는 대부분 기본 제공되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으나 사용 빈도가 과거처럼 높은 것은 아니다.
애플 카플레이 같은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쓰는 운전자도 많아졌다. (출처=IT동아)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하나씩 채워 나가고 있다. USB나 SD카드가 아닌 스마트폰과 차량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원을 재생하고, 내비게이션 대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길을 찾는다. 영상도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보면 된다. (주행 중 영상 및 인터넷 검색 등의 행위는 위험한 행동이다.)
이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거치형 내비게이션 못지 않게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지도 또한 보기 좋게 꾸며 나가는 중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길을 쉽게 찾는 것은 물론이고 멋진 화면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꼽자면 티맵, 아이나비, 카카오내비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아틀란이나 맵피, 파인드라이브, 네이버지도(내 내비 기능) 등도 있지만 큰 변화가 있는 스마트폰 앱 위주로 장단점을 확인해 봤다.
'적극적인 업데이트'로 주목, 아이나비 에어
거치형 내비게이션으로 한 때 이름을 날렸던 아이나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재탄생한 이후 꾸준한 업데이트로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나름 제2의 전성기랄까?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의견을 업데이트에 최대한 반영하고 있는 부분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아이나비 에어. (출처=IT동아)
아이나비 에어 앱은 항공지도를 비교적 빨리 도입한 내비게이션 앱이다. 거치형에 제공되던 익스트림 3D 지도가 앱에도 적용된 것. 게다가 단순 항공지도가 아니라 일부 주요 건물에는 지도에 맞춰 3D로 재현해 입체감이 상당하다. 비록 이 기능은 카플레이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지도를 미리 받아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항공지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듯하다.
장점은 앱 자체가 비교적 가볍다는 부분이다. 구형 차량에서 카플레이를 사용 시 내비게이션 앱과 음원 등을 동시에 실행해도 지연 현상이 비교적 적게 일어났다. 아이나비 에어는 차후 민식이법에 대응하기 위해 스쿨존 우회 검색 기능도 추가하는 부분을 검토 중이다.
'항공지도' 추가한 티맵
카카오내비와 함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티맵. 꾸준히 변화해 온 티맵이 최근에 선택한 카드는 항공지도다. 과거 밋밋한 평면 지도에서 이제는 선명한 화질의 지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편의성도 더 강화됐다. 대부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은 과속 경고음을 제어할 수 없지만 티맵은 이를 추가했다. 최소 안내 기능도 잘 사용하면 편리하다.
기존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기능을 업데이트한 티맵, 카플레이에 연결해서도 동일한 화면을 보여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6년 전후로 출시된 일부 최신 차량은 기본으로 카플레이를 지원하거나 인포테인먼트 옵션을 추가함으로써 이를 지원하기도 한다.
기본 내비게이션 기능이 뛰어나다면 굳이 쓸 필요가 없지만 기능 및 시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구형 차량이나 수입차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티맵의 항공지도는 멋과 사용성 모두 살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카플레이 기본 내비게이션이기 때문에 활용도는 더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하지만 여러 기능을 넣다 보니 앱 자체가 무거워졌다. 특정 차량에서는 항공지도 활성화와 함께 음원을 재생할 경우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항공지도는 미리 내려 받은(다운로드) 상태에서 사용이 불가능하고 말한다. 실제로 해보면 지도를 내려 받은 상태에서 항공지도 표시가 이뤄지는데, 아무래도 내려 받은 지도를 쓰지 않고 이를 무시한 채 이동통신 데이터를 쓰는 구조일 듯하다.
항공지도 자체의 시인성은 좋은데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이는 위에서 보는 시점이 아니라 3D 시점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평면 항공지도를 강제적으로 시점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앱 무게와 세밀한 조정으로 완성도를 더 높인다면 매력적인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전망된다.
터널에서도 안정적으로, 카카오내비
안드로이드 오토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많이 쓰이는 카카오내비. 빅데이터를 활용한 길찾기와 비교적 가벼운 앱 사용성으로 사용자를 끌어 모았다. 이런 카카오내비가 업데이트를 통해 길찾기 및 위치 측정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융합 실내 측위(FIN – Fused Indoor localizatioN)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의 이동통신 신호를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용자들의 이동통신 신호를 지도에 저장한 후, 해당 구간을 이동하는 특정 사용자의 신호를 비교 분석해 지도 내 위치를 결정한다. 이동통신 신호는 아직 전체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5G 서비스보다 4G LTE를 중심으로 한다.
카카오내비. (출처=IT동아)
융합 실내 측위 방식 도입으로 인한 장점은 위성 기반 위치추적 장치(GPS)가 도달하기 어려운 장소에서의 위치 추적 성능이 향상된다. 또한 통신 신호 형태를 계속 측정하고 분석하기에 위치 추적 정확도 자체가 높아진다.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 길을 찾고 관련 정보를 계산하는데 유리하다.
단점은 아직 전국구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부분에 있다. 카카로내비 측은 지난 3월 하반기에 서울 강남순환고속도로 내 터널 3군데(관악, 봉천, 서초 터널)에서 융합 실내 측위 기술을 시범 서비스하고 이후 적용 터널 구간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전국 터널에서 쓰이려면 아직 머나먼 여정을 떠나야 한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