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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대만 프로야구 ‘마네킹 응원단’

입력 | 2020-04-09 03:00:00

11일 안방경기 첫선 라쿠텐 몽키스… 관중석에 팻말 들고 내리는 로봇도




대만 프로야구 라쿠텐의 안방구장 타오위안 인터내셔널 구장에 등장한 마네킹 응원단. 이 마네킹은 11일 열리는 2020시즌 공식 개막전 때도 자리를 지키게 된다. 사진 출처 라쿠텐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대만 프로야구는 관중 없이 개막전을 치르기로 했다. 사람 대신 마네킹 응원단이 관중석에 앉는다.

8일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라쿠텐 몽키스는 11일 안방 타오위안 인터내셔널 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 때 구단 모자를 쓰고 유니폼을 입은 마네킹을 관중석에 앉히기로 했다. 이 마네킹 중 일부는 선수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내릴 수 있는 로봇이다.

라쿠텐이 마네킹 응원단을 도입하기로 한 건 이 경기가 공식 개막전일 뿐 아니라 라쿠텐이 대만 리그에 첫선을 보이는 무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팀은 최근 3년 연속 대만 시리즈에서 우승한 명문이지만 모기업 ‘라뉴’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9월 일본 기업 라쿠텐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김윤석 전 한국 야구 대표팀 대만 코디네이터는 “라뉴는 원래 가죽 가공회사로 기업 규모가 중소기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업 다각화를 꾀하다가 실패해 경영이 어려워지자 야구팀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때마침 라쿠텐은 대만 온라인 금융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다. 일본에서 프로야구 팀을 운영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라쿠텐이 결국 이 팀을 인수하게 된 것”이라며 “라쿠텐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2500만 대만달러(약 10억 원)를 투자해 안방 구장 리모델링 작업을 마쳤다. 그러니 모든 프로야구 팬의 시선이 모이는 개막전 때 구장을 조금이라도 더 노출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한화가 2014년 안방인 대전구장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팬봇’이라는 응원 로봇을 외야석에 배치한 적이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