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여야 ‘간판’들 지원유세 동선 보니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이후 여야 간판들의 지원 유세 행선지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여야 간판들은 주로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합 지역이나 지더라도 잘 져야 하는 격전지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시간을 쪼개 유세 지원을 하는 만큼 가급적 승률이 담보되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찾아가는 동시에, 총선 후 재편될 정치 지형에서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국무총리 출신으로 여권 지도부 가운데 중도 이미지가 강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자신이 출마한 서울 종로 외에 수도권과 부산경남 등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이 많은 곳에 주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일 종로를 시작으로 3일 강원, 4∼5일 종로, 6일 경기 파주·고양·김포에 이어 다시 7일 종로 등 하루 간격으로 종로와 전국 단위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엔 부산경남과 경기 3개 지역을 오가는 ‘유세 강행군’을 소화했다.
자신이 불출마하는 만큼 일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주로 격전지에서 도전하는 청와대 출신들의 지원 유세에 나서며 ‘문파’ 등 핵심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2일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후보가 출마한 서울 광진을에서 ‘깜짝’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민주당의 오랜 텃밭이지만 고 후보보다 앞서 선거를 준비해 온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 8일에는 아예 ‘문재인과 일한 사람들’을 주제로 충남 일대를 돌며 복기왕 전 대통령정무비서관(아산갑),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공주-부여-청양),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서산-태안) 응원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 출신들 외에 이수진(서울 동작을)·이탄희(경기 용인정)·홍정민(경기 고양병) 등 격전지에 출마한 영입 인재 및 신인들에게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합당도 역할을 나눠 움직이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수도권과 강원·충청 지역의 경합지 위주로 움직이며 중도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종로 선거에 주력하는 만큼 김 위원장이 수도권 등 전략지역을 크게 돌고,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이 수도권 내에서 경합 지역을 반복해 수시로 방문하는 전략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 박 위원장이 동시에 방문한 종로와 광진을 등은 여야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초접전 지역”이라며 “이길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은 의도적으로 선거 지원유세 날짜를 뒤로 미뤘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