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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가격리된 국민들의 투표권 행사 방법을 놓고 정부가 아직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3개월여 동안 준비한 것이 없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지만, 이제라도 참정권 보장과 방역 관리 둘 다 가능한 최선의 대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늦어도 사전투표 시작일인 오는 10일 이전까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를 포함한 자가격리자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지속 실행하고 있다”며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있어 마치는 대로 방침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이 손꼽는 가장 안전한 투표 방법은 자가격리자를 투표소가 찾아가는 것이다. 선거인이 많지 않은 경우 차량을 이용해 이동식 투표소를 마련하면 감염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이동식 투표소는 버스 등 차량을 이용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유사한 방법이다. 차량이 자가격리자를 찾아 격리지에서 기표소까지 이동거리를 가장 짧게 만들어 추가 접촉자가 다수 발생하지 않는다. 투표 후에는 기존 선별진료소처럼 방역을 실시해 다음 자가격리자의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문제는 이동식 투표소를 운영·관리할 수 있는 인력·시설 등의 준비 여부다. 사실 자가격리자는 그동안 자택에서 우편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거소투표 신청으로 참정권 행사가 가능했으나 별도의 안내없이 신청기간이 끝나 이를 활용할 길이 막혔다. 이동식 투표 또한 당장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현재 선관위 등에서 고려 중인 자가격리자 투표 방안 중 하나는 선거일인 4월 15일 일반인 투표가 끝난 이후 별도의 투표시간을 배정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이후 시간에 자가격리자들을 자가 차량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다인승 버스로 투표장까지 이동하는 안이다.
이 방안을 실행하려면 자가격리 조치가 해당 시간 동안 임시 해제돼야 한다. 또 자가격리자들이 투표소까지 이동하고, 투표 후 다시 자택 등 자가격리지까지 밀접 접촉자 발생 없이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 경우 자가격리자들은 투표소로 이동 전에 먼저 증상 발현 여부부터 확인받아야 한다. 일반 선거인의 경우 투표소에서 발열 검사를 하지만, 자각격리자는 감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미감염 자가격리자에게 전파를 하지 않도록 1차 분류가 필요하다.
증상이 없더라도 자가격리자들은 다시 투표장에서 발열 검사 등을 받고 접촉자를 최소한 할 수 있는 동선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코로나19의 경우 무증상(무자각) 감염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가격리자와 참관인들도 마스크와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대인간 2미터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
자가격리자가 투표소 이동간 경로 이탈을 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자연 바람이 부는 외부에서 코로나19 전파 확률은 상당히 낮지만, 잠시 외출한 기회를 이용해 은행 자동화기기 업무나 식료품 구매 등 개인 행동에 나서 추가 접촉자가 발생할 수 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국내에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하고 그 기간 중에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안다”며 “실무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구체적인 부분 과제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지역 생활치료센터 자가격리자 약 900여명은 10~11일 센터 내 마련되는 특별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 국내 자가격리자 수는 4만6566명으로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 수는 8142명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