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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하루전’ 고개숙인 김종인·황교안…“한 번만 기회 달라”

입력 | 2020-04-09 10:06:00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거리유세를 마치고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4·15 총선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이 계속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전날(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이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었다”며 “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이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며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며 “제가 이 당에 온 지 열 하루째다.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는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며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제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6일”이라며 “‘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 막말로 문제가 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제명 조치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6일 열린 부천병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OOO 사건이라고 아는가”라며 “지난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란을 일으킨 차 후보를 제명하기로 가닥을 잡았음에도 차 후보가 항변하며 논란을 확산시키자 김 위원장은 “(차 후보가)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 저런 것 따질 필요 없다. 당이 입장을 밝히면 끝날 문제”라며 제명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먼저 공천 과정에서 잘 결론을 냈으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지나간 상황이기 때문에 공천 심사위원들의 책임 문제를 거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 후보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통합당 부천병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황 대표도 차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황교안TV’에 출연해 “어제 오늘 많은 국민께 큰 실망을 안긴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차 후보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또 잘못된 인식이라고 하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와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모든 언행을 되돌아보고 진심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 또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더욱 잘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막말 논란 사태 수습에 동참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또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김 위원장처럼 강력한 조치로 신속하게 (막말 후보자를) 처단해야 된다는 판단에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위원장은 차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후보로서 나라를 더 잘 살게 하자는 그런 긍정적인 말이 아니다”며 “선대위에서는 국민에 희망을 주는 발언을 통해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그런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신속하게 제명을 처리한 것이 틀린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 후보가 220~230명 정도인데 (막말을 한 후보자는) 지금 두 건”이라며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1%가 안 된다. 이것이 전체 판세에 비춰 볼 때 너무 과대 증폭되는 그런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신 위원장은 최근 막말 논란에 책임을 지고 황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만약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공천관리위원회에 있는 거지 황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기본적인 품격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하면 타당의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전날(8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30~40대’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의 제명읠 의결한 데 이어 차 후보에 대해서도 징계를 위한 윤리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