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거리유세를 마치고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4·15 총선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이 계속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전날(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이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었다”며 “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이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며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며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제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6일”이라며 “‘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 막말로 문제가 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제명 조치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6일 열린 부천병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OOO 사건이라고 아는가”라며 “지난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란을 일으킨 차 후보를 제명하기로 가닥을 잡았음에도 차 후보가 항변하며 논란을 확산시키자 김 위원장은 “(차 후보가)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 저런 것 따질 필요 없다. 당이 입장을 밝히면 끝날 문제”라며 제명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황 대표도 차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황교안TV’에 출연해 “어제 오늘 많은 국민께 큰 실망을 안긴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차 후보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또 잘못된 인식이라고 하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와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모든 언행을 되돌아보고 진심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 또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더욱 잘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막말 논란 사태 수습에 동참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또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김 위원장처럼 강력한 조치로 신속하게 (막말 후보자를) 처단해야 된다는 판단에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 후보가 220~230명 정도인데 (막말을 한 후보자는) 지금 두 건”이라며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1%가 안 된다. 이것이 전체 판세에 비춰 볼 때 너무 과대 증폭되는 그런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신 위원장은 최근 막말 논란에 책임을 지고 황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만약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공천관리위원회에 있는 거지 황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기본적인 품격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하면 타당의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전날(8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30~40대’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의 제명읠 의결한 데 이어 차 후보에 대해서도 징계를 위한 윤리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