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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쌌던 현주엽… 결국 옷 벗었다

입력 | 2020-04-10 03:00:00

LG “재계약 검토 중에 사의 표명”… 9위 떨어진 성적 서로 부담된 듯
임기 만료 사령탑들 거취 관심 속 이상민 감독은 ‘1년+α’ 제안설




‘매직 히포’ 현주엽 감독(45·사진)이 프로농구 LG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LG는 9일 “2019∼2020시즌으로 계약이 끝나는 현 감독과 재계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현 감독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LG 지휘봉을 잡아 2017∼2018시즌 17승 37패로 9위에 그쳤던 현 감독은 2018∼2019시즌 김종규(현 DB)-김시래 콤비를 앞세워 3위(30승 24패)로 도약하며 팀을 4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김종규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을 떠난 2019∼2020시즌 LG는 다시 9위(16승 26패)로 내려앉았다.

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선수들과 함께 출연하며 프로농구와 LG 구단의 인기를 함께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LG 관계자는 “4월 말쯤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구단에서 현 감독의 업적을 평가하던 중 현 감독이 사의를 밝혔다. 3시즌 동안의 성적과 팀 인기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성적 부진이 감독과 구단에 모두 부담으로 작용한 듯하다.

현 감독은 지난 주말 일찌감치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싸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악플에 시달렸던 현 감독은 시즌 중 인터넷 기사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현 감독은 “3년간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과 LG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LG는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LG 외에 DB, 전자랜드, 현대모비스, 삼성도 기존 사령탑의 계약 기간이 만료됐다. 시즌 도중 추일승 감독이 물러난 오리온을 합하면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6개 구단이 감독 인선을 매듭지어야 해 대규모 스토브리그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구단은 FA 협상이 시작되는 5월 1일에 앞서 4월 말까지 감독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K와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친 DB는 이상범 감독과의 재계약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10년 이상 지휘봉을 잡아온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현 감독과 함께 스타 출신 사령탑으로 유명한 이상민 삼성 감독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까지 이끌었지만 재계약 이후 최근 3시즌 동안 7위, 10위, 7위에 그쳤다. 이 감독은 구단 측에 계약기간 ‘1년+α’의 조건부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추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벤치를 지킨 프랜차이즈 스타 김병철 감독대행의 정식 취임 가능성이 높다.
 
조응형 yesbro@donga.com·유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