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A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부터 최근까지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비용으로만 1260만 원을 썼다. 세 차례에 걸쳐 지역주민 15만 명에게 선거 홍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데 든 비용이다. A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받고 무심코 지워버리는 문자메시지이겠지만, 한 번 보내는 데 400만 원씩 든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선거운동이 줄어 들다보니 캠프마다 경쟁적으로 문자메시지 발송량을 늘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4·15 총선이 사상 초유의 ‘언택트(untact·비대면) 선거’가 되면서 예전 선거에 비해 홍보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확연히 줄자,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 간접 홍보로 이를 대체하고 있기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더해 2017년 선거법 개정으로 자동동보통신 방식으로 보낼 수 있는 문자메시지가 기존 5회에서 최대 8회로 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문자메시지 전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천 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 관계자는 “예년 선거보다 문자메시지 비용이 두 배는 더 드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공약을 설명하고, 후보의 자질을 어필하기 어려워지다 보니 문자메시지에 들이는 공이나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구 수와 읍면동 수에 근거해 각 지역별 선거비용 제한액을 제시한다. 21대 총선의 경우 선거비용 제한액 평균은 1억 8200만 원으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3억1800만 원으로 가장 높고 경기 부천원미갑이 1억 430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각 캠프들은 이 비용을 쪼개 쓰는데, 통상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게 유세차량과 공보물, 현수막, 문자메시지 비용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보통 유세차를 임대해 선거용으로 꾸며서 돌리는 데 1500만 원 이상 들고, 여기에 로고송까지 틀면 수 백만 원씩 더 든다”며 “이번에는 코로나19 분위기를 고려해 로고송을 아예 안 쓴 캠프가 많기 때문에 문자메시지에 쓴 비용이 더 늘어날 여지는 있다”고 했다.
선거문자 플랫폼 업체마다 가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발송 비용은 일반 문자메시지는 건당 8원, 장문은 28원 씩이다. 사진까지 포함할 경우 63.8원으로 올라간다. 20명 이하를 수신자로 하는 수동 문자 발송은 횟수에 제한 없이 보낼 수 있지만 비용은 더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카카오톡 채널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비용은 비슷하다.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적지 않은 비용인만큼 홍보 효과를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에 후보들의 토론 영상이나 유튜브 영상 링크도 꼭 포함시켜 ‘일석이조’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