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현대캐피탈 전광인

현대캐피탈 제공
전광인은 10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2018∼2019) 시즌에 팀을 정상으로 올린 뒤에는 ‘현대캐피탈에 우승하러 왔다’고 말할 수 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좋지 못한 결과(정규리그 3위)가 나와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군 생활이 배구 인생에서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배구 인생에 쉼표를 잘 찍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쉼표가 필요하긴 했다. 전광인은 2019∼2020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를 통틀어 ‘제일 바쁜’ 선수였다. 서브 리시브 점유율(36.3%)과 공격 점유율(21.5%)을 합쳤을 때 전광인보다 높은 기록을 남긴 선수는 없다. 이렇게 소속팀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와중에 국가대표팀 멤버로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까지 다녀왔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가 소화하기에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전광인은 첫 프로 팀이던 한국전력 시절부터 왼쪽 무릎 통증에 시달렸으며 2018∼2019시즌이 끝난 뒤에는 결국 수술을 받았다.
전광인은 “도쿄행 티켓을 놓쳐서 그런지 대표팀에 다녀온 뒤 뭔가 기운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휴식기를 맞으면서 컨디션이 올라오더라. 나뿐 아니라 우리 팀 모든 선수가 그랬다. 그래서 ‘봄 배구’는 정말 자신이 있었는데 시즌이 그대로 끝나서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전광인(오른쪽)이 지난해 9월에 얻은 아들 루안을 꼭 끌어안고 있다. 전광인 제공
2018년 4월에 결혼한 전광인은 지난해 9월 5일 아들을 얻었다. 전광인은 “루안이가 새벽에 깨서 울 때가 있다”면서 “갓난아이를 둔 유부남 선배들이 집보다 숙소가 편하다고 했던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아내와 아들을 보고 있으면 더 열심히, 그리고 아프지 않고 배구를 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성스러울 ‘루(u)’에 편안할 ‘안(安)’자를 쓰는 아들 이름은 바쁜 사주를 타고 났지만 뭐든 천천히 정성스럽게 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전광인은 조만간 재개되는 팀 훈련에 합류하기로 했다. 입영통지서가 나올 때까지는 계속 몸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2021∼2022시즌에 복귀할 계획. 입대라는 쉼표를 앞둔 새내기 아빠는 여전히 바빠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