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명이 탈 수 있는 이 전세기에는 우리 교민 26명과 71명의 외국인이 동승했다. 공항과 국경이 폐쇄되는 상황에서 자국민 이송 방법을 찾지 못하던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해외 공관들이 우리의 전세기 확보 소식을 듣고 탑승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2700만 명에 달하지만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쓸 산소호흡기가 12개밖에 없을 정도로 의료·보건 인프라가 열악하다고 한다.
▷마다가스카르의 우리 교민은 약 240명인데 감염병에 취약한 어린이, 노약자 등 26명만 탑승을 신청했다. 남는 자리는 일본인 7명을 비롯해 미국 독일 등 외국인들에게 제공됐다. 한국인이나 외국인 모두 항공비는 자비 부담이었다. 우리 교민들은 에티오피아를 거쳐 이달 1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경북 구미에 있는 일본계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는 우리 정부 요청으로 설비를 개조해 지난달 말부터 마스크용 특수 부직포인 멜트블론(MB)필터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에 마스크 650만 장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인데, 일본에 보내지 않고 한국 내 마스크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 11월, 포항 강진(强震)이 발생하자 20대 일본 여성인 이와타 메구미 씨는 추위를 덜어줄 ‘핫팩’ 240여 개와 세안 및 간이 화장실 용품 등을 보내면서 포항시 트위터 계정에 재난 대응 요령을 담은 파일 60여 개를 올렸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이 많이 도와준 것이 생각나서였다고 한다. 과거사 등을 둘러싸고 한일관계는 얼음장이지만 인류 공동의 재난 앞에서는 서로를 돕는 훈훈한 마음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진구 논설위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