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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절벽 기아차, 국내공장 3곳 중단 검토

입력 | 2020-04-13 03:00:00

현대차 이어… 23~29일 휴업 논의
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역대 최저… 경제단체들 “획기적 규제완화를”



자료사진 © News1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수출 절벽으로 인한 국내 공장 가동 중단 논의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소비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동차를 팔 곳이 없어지자 감산에 나선 것이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가 반등하려면 규제 완화를 비롯한 정책 기조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일제히 요구했다.

12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소하리 1·2공장과 광주2공장에서 23일부터 29일까지 휴무를 진행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사실상 자동차 판매가 중단됨에 따라 당분간 수출용 차량 생산을 멈추겠다는 것이다. 기아차의 국내 공장 9곳 중 휴업 논의에 들어간 공장 3곳은 프라이드와 스토닉, 스포티지, 쏘울 등 수출용 차량의 생산 비중이 큰 곳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도 수출량 감소로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을 13일부터 17일까지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 3월에는 부품 공급 문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이 멈췄다면 이번에는 소비 절벽이 공장을 멈추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비시장 역시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소매유통업 2분기(4∼6월) 경기전망지수가 2002년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낮은 66점(기준치 100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잘나가던 온라인쇼핑마저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대규모 점포 영업 규제 개선을 비롯한 내수 대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V자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의 한국 경제가 이미 침체된 상태였다는 게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글로벌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자동차 소비 촉진 확대, 유통 영업 규제 완화 등 업종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맞은 코로나19 충격은 ‘일시적인 불황’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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