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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온다, 리그는 온다]작년 이맘때 140km, 올해는 벌써 147km, 근질근질한 에이스

입력 | 2020-04-13 03:00:00

프로야구 KIA 주장까지 맡은 양현종




KIA 에이스 양현종이 지난달 20일 광주에서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 전력투구하고 있다. 양현종은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의 추천으로 이번 시즌 팀의 주장을 맡았다. 선발 투수가 주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은 투수 훈련이 끝난 뒤에도 타자들을 지켜보고 응원한다. 팀에 애정이 많은 선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KIA 양현종(32)이다. 그는 지난 시즌 18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스포츠매체 ‘CBS 스포츠’는 한국프로야구를 소개하는 기사를 썼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미뤄지는 가운데 5월 개막 예정인 KBO리그의 선수와 팀, 경기 수, 플레이오프 시스템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매체는 양현종을 리그 최고의 투수로 소개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이 볼넷(33개)에 비해 5배가량 많은 삼진(163개)을 잡아낸 점에 주목했다. 또한 KBO 데뷔 후 첫 6시즌 동안 매년 5개 이상이었던 9이닝당 볼넷이 최근 3시즌 연속 2.1개 이하로 줄어든 점을 언급하며 “제구에서 눈에 띌 만한 발전이 있었다”고 썼다. 지난 시즌 양현종의 9이닝당 볼넷은 1.61개로 커리어 최저였다.

코로나19로 프로야구 개막이 3월에서 5월로 미뤄진 가운데, ‘슬로 스타터’ KIA 양현종의 준비 상황이 관심을 모은다. 지난 시즌 양현종은 4월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8.01)을 기록하며 극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 이후 등판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1.17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국 시즌 평균자책점 1위로 리그를 마쳤다. 준비 시간이 충분치 않아 몸이 덜 풀렸던 것이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양현종은 2018년 12월 태어난 셋째 아이가 1월 심장 수술을 받아 스프링캠프 전까지 개인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엄격한 루틴에 따라 시즌을 준비하는 양현종은 매년 12월까지 쉬고 1월부터 개인운동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준비했지만 지난해에는 아이의 회복을 지켜본 뒤에야 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리그 개막이 밀리면서 충분한 준비 시간을 확보했다. 양현종은 9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맘때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물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양현종은 “21일부터 열리는 팀 간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한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몸이 풀렸고, 팀 자체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준비가 잘되고 있다. 실전이 없어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지만 그것은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재응 투수코치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양)현종이의 몸 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개막 전까지 계획대로 훈련한다면 이번 시즌에도 최고의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양현종은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생각이다. 현재 국내 에이전시 2곳(스포스타즈, 리코스포츠)과 미국 현지 에이전시 1곳(JP 스포츠 어드바이저)이 힘을 합쳐 양현종의 미국 진출을 돕고 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는 MLB 30개 구단 중 절반에 가까운 13∼15개 팀에서 스카우트를 보내 양현종을 관찰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2014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으로 MLB 진출을 노렸지만 입찰액이 기대에 미치지 않아 무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현종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꾸준히 채워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의 라이언 미틀먼 스카우트 팀장은 올 2월 KIA 스프링캠프 현장을 방문해 “류현진 영입을 계기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다. 양현종은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낸 투수라 우리 입장에서도 그를 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