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영향으로 뿌연 하늘 보이는 서울 반포대교 북단 한강공. /뉴스1DB © News1
미세먼지 오염 정도가 높은 지역에 오랜 기간 노출된 사람들일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치명률이 현저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교 생물통계학부 연구진 5명이 최근 발표한 ‘미국 내 대기오염 노출과 코로나19 사망률’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된 환경에 살던 환자들의 사망률이 대기오염 정도가 낮은 곳에 거주한 이들보다 현저히 높았다.
4일까지 미국 3000여 카운티(county)의 코로나19 데이터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1㎥당 대기오염물질이 1g 늘 때 코로나19 사망률이 15% 올랐다”며 “오염물질의 미세한 증가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을 크게 높인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기간은 물론 이후에도 대기오염방지 규제책을 지속해야 할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루브나 아흐메드 환경 정의를 위한 행동(WE ACT for Environmental Justice) 환경보건국장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공중보건에는 ‘우편번호(ZIP code)가 유전부호(genetic code)보다 건강을 더 잘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대기오염 배출시설 등 거주지역 시설에 따른 외부요인과 더불어 곰팡이, 빈약한 환기시설 등 취약한 주거환경으로 좋지 않은 대기 질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인종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나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루이지애나 보건부에 따르면 주 내 코로나19 사망자 70%가 흑인으로 나타났다. 루이지애나 주 내 흑인 인구(32%)를 고려할 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뉴욕에서도 흑인 및 라틴계 인구의 치명률이 백인의 2배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