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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마켓뷰]위축된 광고시장, 하반기가 기대되는 이유

입력 | 2020-04-14 03:00:00


최민하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광고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광고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광고업은 기본적으로 고객사의 매출 극대화를 위해 각종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 산업인데, 경제 전반이 위축되자 광고주는 지갑을 닫고 있다.

올해 초 광고업계에서는 2020년 국내 총 광고비를 전년 대비 5.5% 상승한 12조6284억 원으로 예상했다. 국회의원 선거, 도쿄 올림픽,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된 데다 지난해 중반 이후 미중 무역분쟁, 반일 불매운동 등으로 위축된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상저하고’, 즉 하반기(7∼12월)부터는 시장이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수에 올림픽은 연기됐고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국내 광고시장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1∼6월)까지는 직간접적 악영향에 따른 역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영화관은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다. 스크린광고, 옥외광고 등 오프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지상파,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매체 역시 역성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상파 3사의 올해 1분기(1∼3월) 광고 매출은 예상 대비 40% 감소했고 4월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위축에도 주목할 흐름도 있다. 오프라인 마케팅 취소로 집행하지 못한 광고비 예산을 디지털 광고에 추가 활용한 경우가 늘면서 디지털 광고로의 예산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광고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돼 소비자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경기에 그 효과가 더 부각될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untact·비대면) 마케팅 강화 흐름으로 올해 전체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 기여도는 지난해보다 4%포인트 올라갈 것이다.

또한 상반기 집행이 중단된 광고가 하반기로 이연되면서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보다 더 뚜렷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이 안정화되면 광고주인 기업들은 영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여기에 이연 수요까지 더해져 기존 광고비 집행 규모로 회복되거나 그 이상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총 광고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조25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었으나 이듬해인 2010년에는 19% 늘어 역성장 이전의 시장 규모로 바로 돌아가기도 했다.

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 효과가 현 시점에서는 크지 않은 만큼 기업이 광고비를 집행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시적인 광고 집행 축소는 불가피하더라도 광고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돌아올 것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