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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쇼크 본격화… 이달 18.6% 추락

입력 | 2020-04-14 03:00:00

석유제품 ―47.7% 車부품 ―31.8%
코로나 인한 글로벌 침체 반영 시작




4월 들어 첫 열흘간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이 122억1400만 달러(약 14조9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조업 일수는 8.5일로 지난해와 같았다. 3월 수출이 작년보다 0.2% 줄어드는 데 그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달은 급격한 하락세로 출발한 것이다. 지난달까지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계약한 수출 물량이 있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가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석유제품 수출이 1년 전보다 47.7% 쪼그라들었다. 승용차(―7.1%), 자동차 부품(―31.8%) 수출도 많이 줄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3월(―2.7%)에 이어 이달 초에도 1.5% 감소했다. 최근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까닭에 감소 폭은 다소 진정됐다.


▼ “코로나 침체 장기화 우려… 수출기업 지원 시급” ▼

수출쇼크 본격화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유럽연합(EU·―20.1%) 중국(―10.2%) 일본(―7.0%) 미국(―3.4%) 등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미국 EU 일본은 지난달만 해도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이 붙으면서 이들 지역에서 수요가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된 중국 쪽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기가 동시에 가라앉으면서 대중(對中)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간재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현장의 어려움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중소 수출업체는 자금줄이 막히고 대기업도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서 경영 압박이 커지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세계 교역이 지난해보다 최소 13%, 최대 3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당장 한두 달 안에 지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수출 기업을 일단 구하고 보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 일본 유럽 경기가 모두 위축돼 있어 수출 실적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아직은 단기 통계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