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핵심 승부처 10곳의 의미는
○ 서울 종로
‘미리 보는 2020년 대선.’ 여야 1, 2위 대선주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서울 종로 대첩은 패배한 후보에게 치명타를 주는 이른바 ‘단두대 매치’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9일 이후) 기간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지만 정치 1번지에서 벌어지는 여야 1, 2위 대선주자의 대결이라는 선거의 상징성 때문에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서울 광진을
전통적인 여권 우세 지역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전 서울시장이자 차기 대권주자를 노리는 통합당 오세훈 후보의 대결. 이곳에서만 여론조사가 18번 실시됐을 정도로 최고의 관심지역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선거운동 시작 첫 일정으로 가장 먼저 찾은 곳도 고 후보 유세장이었다. 4년 전 종로에서 정세균 총리에게 패한 오 후보는 이번에 지면 차기 대선 구도에서 더욱 멀어지는 만큼 더 절박한 상황이다.
○ 인천 동-미추홀을
보수 분열 속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얼마나 분전할지가 핵심 포인트인 인천의 최대 격전지.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나선 윤상현 후보와 인천 안에서 지역구를 옮긴 통합당 안상수 후보가 보수 표를 나눠 갖는 대표적인 보수 분열 지역구다. 윤 후보가 생환할 경우 인천의 터줏대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고, 남 후보가 이길 경우 진보 진영 불모지에 이름을 올리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 경기 성남 분당갑
○ 대구 수성갑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그중에서도 수성갑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보수층의 정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이다. 20대 총선에서 31년 만에 대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김부겸 후보와 바로 옆 지역구에서 옮겨온 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는 모두 4선 중진에 장관을 지냈다. 김 후보는 대권 출마를 선언하며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고, 주 후보는 무능한 정부의 폭정을 멈춰야 한다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당은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구 중 한 곳으로 대구 수성갑을 꼽고 있다.
○ 부산 부산진갑
부산시장과 4선을 지낸 통합당 서병수 후보와 해양수산부 장관과 3선을 지낸 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맞서는 부산 최대의 격전지. 어느 한쪽이라도 지면 역시 정치적 미래에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 곳이다. 각각 진보,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암·당감동과 초읍동의 표 집결이 관건이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24.7%를 득표한 무소속 정근 후보의 탄탄한 지역 기반이 변수. 김 후보는 ‘민주당-文정부-부산시 삼각편대’ 활용을 강조하고, 서 후보는 ‘586 운동권 세력 심판’을 강조한다.
○ 경남 양산을
경남 양산을은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지역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인 만큼 기필코 사수해야 하는 곳이고 통합당은 부산경남 지역의 교두보를 되찾아와 뺏긴 지역 기반을 구축하려 한다. 민주당에서는 경기 김포갑 대신 험지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후보가, 통합당에서는 양산시장 출신의 나동연 후보가 맞붙어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 충남 공주-부여-청양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스윙 스테이트’인 충청권, 그중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는 여론조사 공표 허용 기간인 8일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가 엎치락뒤치락했던 대표적인 격전지. 문 대통령의 첫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대통령정무수석,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통합당 정진석 후보가 지금까지도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힘 있는 현역 의원론을, 정 후보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이후 대망론이 사라진 충청권의 인물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 대결에서 승리한 이는 ‘정치적 체급’을 크게 올릴 수 있다.
○ 전남 목포
○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민주당 허영 후보와 통합당 김진태 후보의 ‘리턴매치’다. 허 후보는 박빙의 차이(6041표·4.6%포인트)로 패배한 4년 전 승부를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만큼 선거운동에서 양 후보 간 공방도 치열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지만 이번 총선부터 소양강을 경계로 춘천이 갑을로 지역구가 나뉜 점이 변수. 허 후보는 “싸움꾼이 아닌 일꾼을 뽑아 달라”고 했고 김 후보는 “3선이 돼 춘천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윤다빈·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