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여야 막판 표단속 총력전
4·15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여야 각 당 지도부가 전국 지원 유세 등에서 지지자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더불어시민당과 합동 선거대책위 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충북 청주 지역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전북 전주 서부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서울 종로구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현장 선대위 회의를 개최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 국토 종주를 하며 경기 수원 일대를 달리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장승윤 tomato99@donga.com·송은석 기자 / 청주·전주=뉴시스
○ 이해찬, 통합당 향해 “지더라도 당당히 져라”
민주당은 이 대표가 야당을 향한 공세의 수위를 올리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하는 동안 이 위원장은 ‘겸손’을 강조하며 중도층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13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통합당을 향해 “20대 국회 내내 삭발, 단식하는 등 국정 발목을 잡아놓고 막상 선거가 급하니까 막말하고 터무니없는 경제 정책 이야기를 한다”며 “일주일 전만 해도 절반을 넘는다고 큰소리치다 지금은 무릎을 꿇는 읍소 작전이다. 정치가 추태를 부려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지더라도 당당히 지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며 승기를 잡았음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수도권 120여 개 중에서 경합 지역이 70개에 가깝다”며 “박빙 지역에서 얼마를 얻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통합당이 급하니 지금까지 해 오던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청개구리 심보로 정책에 임한다”며 “20대 국회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면 재난지원금부터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발언 등으로 촉발된 야당의 ‘오만한 여당’ 프레임을 의식한 듯 이날도 거듭 ‘겸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선거란 항상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긴장을 늦추지 말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민에게 한 표를 호소해 달라고 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형준 “개헌 저지선 무너진다” 읍소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 저지선(100석)도 어렵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 정부 들어 대법관 14명 중 9명이 바뀌었고, 광역단체장 17개 중 14개는 여당 소속이며, 교육감 17명 중 14명이 진보교육감”이라며 “개헌 저지선을 위협하는 의석을 여당이 갖는다면 민주주의에 엄청난 위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선대위 지도부 중 유일하게 14일 대구를 방문해 유세를 펼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충북 제천 유세가 끝난 후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 엄살떠느라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나라는 정의와 공정이 무너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입만 열면 ‘사람이 먼저다’라고 얘기하는데, 문 대통령에게 ‘먼저’라는 것은 조국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조국을 살려야 하나, 경제를 살려야 하나”라며 “조국이라는 바이러스에 아주 밀착된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도 사회적 격리를 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박형준 위원장의 발언은 지지층에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하루 전인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의 미래가 달린 선거다. 현명한 국민들의 투표로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유세에서 “(여당이) 뭘 잘했다고 180석을 얘기하나. 국민들의 분노를 잘 다듬어서 풀어갈 생각은 하지 않고 표 생각만 한다”며 “국민의 분노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찍으면 폭주가 되고 통합당을 찍어야 견제가 된다”며 “(민주당이) 얼마나 오만한가. 우리가 견제할 힘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유성열 ryu@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