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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어 ‘마·용·성’도 1억~2억 ‘뚝’…25개구 전역 마이너스 임박

입력 | 2020-04-14 07:48:00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News1


서울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강북 인기 지역에서도 최대 ‘억’ 단위로 가격을 낮춘 아파트 급매물이 속속 등장해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인기 단지인 대흥동 마포자이2차 전용면적 84㎡ 주택형 저층 매물이 이달 초 13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이 최근 신고됐다. 지난해 12월 고점(16억4000만원) 대비 무려 2억5000만원 떨어진 값이다. 저층임을 고려하더라도 낙폭이 크다는 평가다. 현재 로열층도 1억원 이상 내린 15억원 초반대에 급매물이 나온다.

인근 마포구 신흥 대장주로 떠오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서는 1단지 전용 84㎡가 14억9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해 15억3000만원에 팔린 뒤 호가가 16억원 이상까지 올랐었다. 신수동 신촌숲아이파크에서도 1억원 이상 값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지만, 거래는 되지 않고 있다.

대흥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에 이어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가 크게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매물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며 “매수심리도 위축된 상황이라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용산구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140㎡ 중층이 24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이 주택형은 2월 27억2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바 있다. 이촌동에선 한가람아파트 전용 84㎡가 지난해 고점(17억5000만원)보다 1억여원 싼 16억15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현재는 15억7000만원에도 급매물이 나온다.

성동구에선 대표 단지인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 로열층이 2월 고점(16억3000만원) 대비 1억6000만원 낮은 14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최근 신고됐다. 저층은 14억4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온다.

마·용·성 지역은 강북권 인기 주거지역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한 해 신고가 경쟁을 펼쳐왔다.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2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중순 마·용·성 등 단기 급등한 고가주택의 보유세를 대폭 올린 데 이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경제 전반이 위축되면서 강남권에서 시작한 집값 하방압력이 마·용·성을 거쳐 주변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집값 통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확인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마포구 아파트값은 3월 말 0.02% 떨어져 44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지난주 -0.04%로 낙폭이 더 커졌다. 용산구(-0.04%)와 성동구(-0.01%)도 약 40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낙폭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규제 풍선효과(규제가 느슨한 곳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를 이용해 막판 오름세를 이어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도 상승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4% 하락해 전주(-0.02%)보다 낙폭이 2배 커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68%인 17개구가 하락 또는 보합으로 돌아섰다. 강남3구는 12주째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강북 등 전역을 거쳐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약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노도강이나 인천, 용인 등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풍선효과도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가격은 자본의 힘이 결정하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위기가 오면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 간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