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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원 아메리카노’ 공세 무색…작년 ‘스벅·투썸·이디야’ 날았다

입력 | 2020-04-14 07:51:00

(스타벅스 제공)© 뉴스1


국내 유명 커피 전문점이 ‘900원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저가 브랜드 공세에도 견고한 성적표를 내놨다. 국내 시장 1위 스타벅스는 수많은 경쟁사 등장에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디야도 해마다 매장 300호를 늘리며 덩치를 키웠다. 다양한 디저트와 계절별 음료로 소비자 지갑을 열게 하는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 유명 커피 전문점 영업이익 전년 실적 훌쩍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 커피 브랜드 이디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94억원을 찍어 전년(176억원)보다 10% 늘었다.

이디야는 매장 수 3000호를 넘은 유일한 커피 브랜드다. 6년 연속 해마다 매장을 300개씩 늘리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2200억원을 돌파해 10% 이상 늘었다.

애초 이디야는 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품질 강화와 가격인상을 단행하며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커피 생산·물류·유통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드림팩토리 가동을 시작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흑당음료와 베이커리 제품에 고객 반응이 좋았다”며 “매장을 꾸준하게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실적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900원 초저가를 앞세운 커피 매장이 유명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저렴한 가격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과 출근길·점심시간 테이크아웃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최대 무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표를 놓고 보면 이같은 전망은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CJ에서 독립한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씩 늘었다. 매장 역시 2019년 기준 1189개로 전년 대비 120개를 늘려 양성 성장을 이뤄냈다. 할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54억원으로 꾸준하게 150억대를 유지 중이다.

스타벅스는 영업이익으로 전년(1428억원) 대비 300억원 이상 끌어올린 1751억원을 기록했다. 직영 매장을 꾸준하게 늘리며 ‘믿고 먹는’ 커피 가치를 실현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이디야·투썸플레이스·할리스 실적을 합친 것보다 높다. 직영과 가맹점 실적 산정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도 스타벅스가 저력을 보여준다는 견해에 이견은 없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국내 커피 시장이 세계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연간 353잔 수준이다. 세계 평균(132잔)보다 약 2.7배 수준이다. 커피 소비가 늘면서 원두 수입량 역시 2012년 이후 매년 13% 정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진 만큼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커졌다”며 “지역 관광지 곳곳에 카페거리가 생기는 것도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매력 없으면 폐점 위기…저가 브랜드에 없는 디저트 강화

앞으로 커피 업계는 유명 브랜드와 저가 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저가 커피를 찾는 직장인과 학생이 있는 반면 비싸더라도 고급 커피를 찾는 수요 역시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존 유명 브랜드는 커피뿐 아니라 계절별 음료와 베이커리 등 디저트에서 강세다. 최근 매장을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1인석을 늘리며 고객 맞춤형 변신에 성공한 할리스도 좋은 예다.

동시에 뚜렷한 색깔이 없다면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2018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커피 가맹사업 브랜드는 237개다. 이들 브랜드 실적을 보면 Δ적자지속 47개 Δ적자전환 17개 Δ영업이익 하락 46개로 나타났다.

실제 커피빈코리아 영업이익은 2018년 65억원에서 2019년 1억원으로 급감했다. 높아진 매출원가와 인건비가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2018년 2월 단행한 가격인상 효과가 사라졌고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신규 매장이 폐점보다 많아 전체 숫자는 늘고 있다”며 “커피 업종이 치킨보다 폐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