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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과반땐 국정운영 탄력… 보수야권 과반땐 정권교체 발판

입력 | 2020-04-15 03:00:00

[총선, 선택의 날]의석수별 총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




이번 총선 결과는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과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의 향방까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의 완성”을 주장하고, 정권 교체를 노리는 미래통합당이 “폭주 견제”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는 이유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첨예한 이슈는 물론이고 여야의 당내 역학구도도 총선 성적표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다.

○ 범여권 과반 확보 시 靑 장악력 상승할 듯

“한마디로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14일 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등 범(汎)여권이 180석 이상을 얻게 되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 재적 의원 5분의 3, 즉 180석 이상이 동의하면 여야 합의 없이 어떤 법안이든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고 추후 처리할 수 있다.

180석까지는 아니지만 범여권 정당이 과반(150석 이상) 의석을 얻어도 청와대의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게 된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위력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대립 각을 세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히 친문 진영의 입지는 더 탄탄해지고 차기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는 물론이고 대선 후보 경선까지도 ‘문심(文心) 잡기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통합당 등 보수 야권은 범여권의 질주를 제어할 수단을 잃고 21대 국회 내내 여권에 끌려다닐 수 있다. 여기에 총선 참패 책임론 등으로 통합당은 극심한 내부 갈등에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 특히 황교안 대표가 만약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패한다면 통합당은 유력한 차기 주자가 없는 ‘리더십 부재’ 속에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역할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의 당선 여부 및 향후 행보도 당내 권력 구도의 변수다.

○ 통합당 과반 확보 시 황교안 중심 결속력 강화

총선 전날인 14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열린 한 후보의 유세를 주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켜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통합당, 미래한국당 등 보수 야권 정당이 합쳐 150석 이상 얻는다면 국회 주도권은 보수 진영에 넘어갈 수 있다. 국회의장은 물론이고 주요 상임위원장도 보수 야권이 차지하게 된다. 여기에 공수처법,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이슈들 역시 의회 권력을 쥔 야당에 의해 견제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총선 과정에서 어렵사리 통합을 일궈낸 황 대표의 당 장악력은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당 관계자는 “통합당과 한국당이 과반을 확보한다면 황 대표는 지역구 선거의 승패를 떠나 차기 대선 주자의 입지를 다지고 한동안 정권 교체 드라이브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친문 대 비문(비문재인)’의 대립 구도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당내 차기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청와대와 여당의 관계 설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민주·통합 과반 실패 시 군소정당 ‘캐스팅보트’

민주당 계열 정당과 통합당 계열 정당 모두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한다면 정의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 군소정당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 이들 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21대 국회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기 때문. 이 경우 위성정당 창당 문제를 놓고 뒤틀어진 민주당과 정의당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지도 변수다. 여기에 “국민의당이 하려는 일에 동참하는 어떤 당과도 손을 잡는 것은 당연하다”고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행보에 따라 보수 야권의 권력 지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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