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국회 통과前 속도전 지시… 통합당 “총선 하루 앞두고 선거개입”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국회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해 통과시키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 주고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총선을 하루 앞두고 나온 지시에 미래통합당은 선거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추경안 심의에 걸리는 시간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정부는 국회가 제2차 추경안을 상정, 심의해서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 주고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국회의 추경안 처리와 별도로 정부는 지급 준비에 착수해 추경안 통과 즉시 재난지원금을 줄 수 있도록 하라는 것. 문 대통령은 “정상적 상황이라면 추경안의 국회 통과 후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을 받는 게 순서지만, 지금은 정상적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 이후 지급하려 했던 재난지원금을 선거 전에 지급하라는 얘기”라며 “선거에 돈을 살포해 표를 얻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도 “총선을 하루 앞두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나눠줄 테니 줄 서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을 도대체 선거 개입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가 추경안을 확정하면 신속히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미리 행정 절차를 진행하라는 뜻”이라며 “선거 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