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를 만두피로 사용한 어만두. 이상황 씨 제공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이 황량한 지역에서 항상 믿고 찾아가는 맛집이 ‘선주후면 어만두’입니다. 이 집은 2014년 문을 연 개성·개풍(開豊)식 만두 전문점입니다. 요즘엔 인근 회사원들의 입맛에 맞춰 냉면과 온반 등으로 메뉴가 확장되었습니다.
이곳 음식의 특징은 간이 세지 않아 슴슴하고(심심하고) 깔끔합니다. 좀처럼 질리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맛으로, 음식에 들어간 고기의 종류와 양이 포인트입니다. 우선 개풍만두에 사용하는 돼지고기는 기름기 없는 안심만을 소량 사용합니다. 고기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니 후추 같은 자극적인 향신료도 절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거지요. 여기에 숙주 부추 배추 대파 두부 그리고 약간의 생강과 마늘을 섞습니다. 이 절묘한 밸런스가 만두 맛의 비밀입니다. 또 하나를 추가하자면 재료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힘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려도 믹서 같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다져서 준비합니다. 뭉그러지지 않은 재료들의 식감은 어만두와 편수에서 돋보입니다.
민어전 문어숙회 같이 메뉴에 없어도 미리 예약하면 드실 수 있는 음식이 꽤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단골들은 아예 코스로 미리 부탁해 와인과 함께 즐기기도 합니다. 주인이 와인에 내공이 깊어 한식집임에도 200여 종의 와인이 갖춰져 있는 게 또 다른 장점입니다. 추가 비용 없이 와인을 반입할 수도 있지만 이곳의 정갈한 음식에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 받아 즐기길 권해드립니다.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
○ 선주후면 어만두=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37. 어복쟁반 5만5000원, 어만두 7만 원, 개풍만두전골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