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사설구급대 협조로 한 표…“참정권 보장하라”

충북 옥천 장야초등학교에 마련한 옥천읍 3투표소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0.4.15./뉴스1 © News1

21대 총선 충북 옥천 장야초등학교에 마련한 옥천읍 3투표소에 중증장애인 이수찬씨(32)가 사설 구급대의 호위를 받으며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씨는 이날 오후 2시15분께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의 도움을 받아 사설 구급대까지 대동하고 나와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 씨는 근육에 힘이 빠져 혼자서는 걷거나 앉기조차 힘든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일상생활을 할 때도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한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하고 누워서 생활한 탓에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21대 총선에서는 ‘장애가 있는 사람도 사회참여 권리가 있다’는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요함을 느끼고 생애 처음으로 현장투표에 나섰다.

지난 1월 29일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통해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에 편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교통수단, 응급상황에 따른 의료진 등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활동가와 센터 차량, 사설 구급차량까지 지원해 준 덕분에 이날 가까스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장추련 김성연 사무국장은 “모든 투표의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선관위의 책임이 없다면 중증장애인은 누구의 도움으로 투표해야 하느냐”라며 “장애와 관계없이 원하는 곳에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선관위의 의무다. 장애를 이유로 선거권이 박탈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