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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자 투표절차 무시…발열확인 않고 비닐장갑도 없이

입력 | 2020-04-15 20:15:00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투표소에서 자가격리자들이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지만 일부 투표소에선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발열확인 등 기본적인 절차도 잊고 넘어가는 등 미흡한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서울 강남구의 A투표소에는 사전에 투표를 신청한 10명의 자가격리자 중 단 한 명도 발열확인을 받지 못한 채 투표를 진행했다. 이들에게는 일반 유권자들에게 주어졌던 비닐장갑도 제공되지 않았다.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없는 자가격리자는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끝난 오후 6시부터 투표를 시작했다. 오후 6시 이전에 투표소에 도착해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오후 5시30분쯤부터 자가격리자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A투표소에서 투표를 신청한 자가격리자는 총 10명의 유권자들은 야외에 마련된 임시기표소에 모두 제 시간에 도착했지만 기본적인 건강상태 확인도 받지 못했다.

절차대로라면 방호복을 입은 임시기표소 투표사무원들은 신분확인 후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손 소독과 함께 비닐장갑을 착용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투표소에선 ‘발열확인’과 ‘비닐장갑 착용’ 절차가 생략됐다. 본인의 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소를 찾은 3명 만이 장갑을 낀 채 투표에 임했다.

자가격리자의 투표가 모두 끝난 뒤 취재진이 문제를 제기하자 투표사무원은 “했어야 했는데 너무 바빠서 깜빡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사전투표 때부터 모든 선거인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손소독과 함께 비닐장갑을 착용한 뒤 투표를 하도록 안내했다.

서울 종로구의 B투표소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B투표소에는 14명의 자가격리자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 중 한 명이 투표소 내부 화장실을 이용하겠다고 하면서 큰소리가 오갔다.

시설 관리인은 “자가격리자가 건물 내부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완강히 거부했고 자가격리자는 결국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자가격리자 5만9918명 중 투표 신청자는 1만3642명(22.76%)으로, 서울은 가장 많은 4518명이 신청했다.

오후 6시 이전에 지정 투표소에 도착한 자가격리자는 신분확인과 발열체크 등을 마친 뒤 투표 대기소에서 본인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린 뒤 투표에 임했다.

투표는 투표소에 도착한 순서대로 이뤄졌고 기표소는 자가격리자가 투표를 마칠 때마다 소독됐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자가격리자들은 오후 5시2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외출이 허용된다. 투표 후에 다른 장소에 들러서는 안 되며 즉시 자가격리 장소로 돌아가야 한다.

투표소에 도착하거나 투표 후 격리 장소로 돌아왔을 땐 자가격리 앱이나 문자메시지로 전담 공무원에게 보고해야 한다.

행안부는 투표신청을 했으나 대기장소에 오지 않거나 사전 또는 사후보고를 하지 않은 자가격리자는 이동동선을 분석해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