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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에 최고 총선 투표율 66.2%…코로나19가 소환한 ‘나의 1표’

입력 | 2020-04-15 20:52:00

© News1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종 전국 평균 투표율(잠정)이 66.2%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치러진 총선 투표율로는 최고치이며, 지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28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속에서 치러졌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의 최종 투표율(60.6%)과 1996년 15대 총선 최종 투표율(63.9%)도 가뿐히 넘겼다. 가장 최근 총선인 20대 때 전체 투표율이었던 58%보다 8.2%p(포인트) 높은 수치다.

역대 총선 투표율은 Δ14대(1992년) 71.9% Δ15대 63.9% Δ16대 57.2% Δ17대 60.6% Δ18대 46.1% Δ19대 54.2% Δ20대 58.0%였다.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가운데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러낸 우리나라에 찬사를 보내며 ‘민주주의 모범국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사상 초유의 국가 위기 속에 치러지는 총선이기에 투표율이 낮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지만, 국민들은 투표소로 향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을 한 후 비닐장갑을 끼고 각자에게 주어진 한표를 묵묵히 행사했다. 기존 선거문법이나 관례로는 해석이 힘든 대목이다.

전례가 없는 국가적 위기상황이 민심을 결집, 투표율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유일하게 60%를 넘긴 17대 총선(60.6%)도 선거 직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 전국 유권자들이 결집한 바 있다. 국난극복을 위해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메시지도 지지층 뿐 아니라 무당층 등의 투표심리를 자극했다는 해석이다.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 이슈, 선거법 개정, 비례정당 창당 등 굵직한 사건들로 진영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양당의 지지자 결집이 강했던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은 거대 양당의 물러설 곳 없는 극한 대결 양상으로 흐르며, 보수·진보 양 진영의 적극 투표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촛불혁명 이후 국민들의 주권의식이 강해졌다”며 “이번 총선 투표율도 지난 촛불혁명 정신이 결집된 지난 대선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대와 30~40대가 놀러가지 않고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가는지가 관건인데 20~40대의 투표율이 높게 나온다면 진보 정당이 유리하다는 가설이 이번에도 적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코로나19에도 불구, 20~40대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했고, 2013년 도입된 사전투표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역대 최고치인 26.69%의 투표율이 나오며 본투표 참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크게 늘어난 해외 상황으로 인해 역대 최저치인 23.8%에 그친 재외투표율을 감안하면, 국내 유권자들의 투표 심리가 상당히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높은 투표율이 국민들의 ‘열망인지 분노인지’에 대한 해석은 각당이 확연히 엇갈렸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역대 선거에서 특별히 사전투표율이 높았을 경우에는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많이 나왔다”면서 “이번에도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우석 미래통합당 선대위 상근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높은 투표율의 이유를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가 끓어 넘친다는 얘기”라며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이 크고 위협적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과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