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 44.8% 득표율로 이낙연에 경합 열세 결과 정치 신인에 당대표 지내며 리더십 위기론 수차례 "지역구 100석 넘기느냐가 관건…당권 유지 기로" "퇴진 시 통합당 대혼돈으로…리더십 공백 불가피" "기울어진 운동장서 나름대로 선전 평가 나올 수도"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53%)에 밀려 44.8%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이끌어온 선거대책위원장이자 당 대표로서, 최종적으로 혹독한 결과를 받을 경우 어떤 행보를 택할지 눈길이 쏠린다.
15일 오후 발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통합당은 종로에서 황 대표 경합 열세의 결과를 받았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101~134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며 민주당에 단독 과반의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됐다.
황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스스로도 누차 말했듯 정치 신인이다.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뽑히며 정치권에 본격 입문한 뒤 이번 총선은 선출직으로의 첫 도전이기도 하다. 경험은 적었지만 대표로서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당의 실질적인 결정을 주도해왔다.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돌입한 후에도 잡음이 적지 않았다. 종로 출마 최종 결정에 시간을 끌어 너무 늦었다는 질타를 면치 못했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취임 후 지역구 공천에서 각종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이를 잠재우지 못해 리더십 부재 비판을 받았다.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는 불출마한 한선교 의원을 보내 대표를 맡겼으나, 후보 선정 과정에서 ‘한선교의 난(亂)’으로 불릴 정도의 공천안이 등장해 충돌 끝에 명단을 뒤바꾸는 사고도 일어났다.
결국 이번 총선 결과는 황 대표가 차후에도 당을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지 증명하는 바로미터다. 민주당 세가 강해 험지로 평가받는 종로의 싸움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총선 전반에서 통합당이 유리한 의석수를 점할 경우 당대표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면 그간 위기론 또한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한 과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총선 전반에서 100석을 간신히 넘는 성적표를 받으면 황 대표의 당권은 물론, 대권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선거에서 최종 도출된 의석수 결과에 따라 황 대표의 당권 유지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지역구가 100석을 못 넘기면 책임론이 비등하면서 퇴진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황 대표 뿐 아니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통합을 주도한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 공천 책임자인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이석연 부위원장까지 해서 ‘패배 5적’이 될 수 있다”며 “퇴진하면 당은 사실상 대혼돈으로 빠져들 것이고, 리더십 공백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승리한 당선자들의 중론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봤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총선 이후에는 어쨌든 이긴 사람(당선자)들 중심으로 재편되게 될 것”이라며 “황 대표가 특정 계파나 정치적 자원이 있지 않기 때문에, 노련한 정치인들이 자기가 심은 의원 중심으로 움직여 당이 흘러가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큰 격차로 패배시 황 대표는 당권을 내놓고 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갈 것”이라며 “황 대표는 이제 충분히 검증이 됐다.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패배한다고 하면, 친박으로는 안된다는 것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황 대표도 친박이지 않나”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