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10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 사전투표소인 풍남초등학교 강당에서 한 유권자가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를 하고 있다. 2020.4.10 /뉴스1 © News1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잠정 집계한 21대 총선 투표율 66.2%는 20대 총선(58%)과 비교하면 6.8%포인트 오른 수치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469만6891명, 즉 부산과 울산 전체 인구를 합한 것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더 참여한 것이다. 21대 총선 투표율은 이명박 정부 초기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돼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었던 18대 총선 투표율(46.1%)과 비교하면 20.1%포인트 높다.
17대 총선(2004년·60.6%)에서 가까스로 투표율 60%를 넘긴 이후 한동안 투표율 60%는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0, 11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이 이전 최고 기록의 두 배를 상회한 26.7%를 나타내면서 투표율 60% 돌파의 기대를 키웠다. 그럼에도 투표자가 분산된 것일 뿐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최종 투표율은 예년과 비슷할 거라는 신중론이 나오는 등 이번 투표율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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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이 높게 집계되자 여야는 모두 높은 투표율이 자당 승리를 이끌 것으로 해석했다.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전 민주당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해 국민들이 힘을 모았다”고 했고, 반면 통합당은 “높아진 영남권 투표율 등을 볼 때 정부를 심판하려는 세력이 모였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전국에서 세게 붙으면서 투표율도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투표율을 높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역대 가장 많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했고, 높아진 사전 투표율을 보면서 ‘동조 효과’로 다른 유권자들도 본투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일인 선거 당일에 유권자들이 여행을 떠날 수 없었던 점도 투표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들의 사전 투표 관심을 일으켰고, 이 관심은 본 투표로 이어지는 투트랙의 효과가 생겼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