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벼르는 한화 유격수 하주석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자체 청백전에서 힘껏 방망이를 휘두르는 한화 하주석. 하주석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펼치지 못한 자신의 잠재력을 올해 마음껏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2018시즌 한화의 11년 만의 가을무대 진출에 일조하며 ‘센터 라인’(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기쁨도 잠시. 2019시즌 개막 후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넓은 수비 범위가 되레 화를 불렀다. 3월 28일 KIA전 7회말. 유격수로 출전한 그는 최원준이 친 유격수∼3루수 사이의 깊숙한 타구를 잡고 1루로 송구하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하주석은 초고교급 유격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2012년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일찌감치 상무에 입대해 병역도 마쳤다. 2016년부터 서서히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선수로서 꽃을 피우려던 그에겐 날벼락 같은 부상이었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격수를 얻었던 한화도 하주석의 부상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시즌 3위에 올랐던 팀은 이듬해 9위로 추락했다. 하주석의 빈자리 속에 팀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것도 부진의 원인이었다.
지난해 3월 28일 KIA와의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하주석. SPOTV 중계화면 캡처
붙박이 2루수로 자리 잡은 정은원(20)과의 호흡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주석은 “10개 구단에 견줘 뒤처지지 않는 ‘키스톤 콤비’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정민철 단장 체제에서 첫 시즌을 맞는 한화는 지난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데뷔한 유망주 노시환(20)을 3루수뿐 아니라 유격수로도 활용하며 포지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하주석의 부활이다.
하주석도 팀의 바람대로 ‘100%’를 자신한다. 부상 공백기에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단다. 우선 무릎의 부담을 덜기 위해 부상 이후 6kg을 감량하고 경기, 훈련 후에 반드시 보강운동을 한다. ‘큰 거 한 방’을 노리던 타격 스타일도 정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0.262에 불과하지만 올해 해외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치른 연습경기, 국내 청백전에서 꾸준히 3할을 오가는 등 방망이 실력도 업그레이드됐다. 이 기간 장타력도 0.413으로 자신의 통산 장타력(0.382)을 웃돌고 있다.
하주석은 “늘 입고 지내던 유니폼을 오랜 기간 못 입어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그만큼 팬들 앞에 건강한 모습으로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그는 “2018시즌처럼 팀을 순위표 높은 곳에 올려놓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독수리의 비상은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의 ‘간절함’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