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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 찐 자’ 될라… 선수들 음식과의 전쟁

입력 | 2020-04-16 03:00:00

경기 없고 집에 머무는 시간 늘며 체중 관리와 음식 사이 고충 호소
일부 구단은 식사까지 엄격 관리




과거 ‘과체중 논란’에 휩싸였던 레알 마드리드의 에덴아자르(왼쪽 사진). 평소 탄탄한 복근을 자랑해온 유벤투스의 에런 램지. 블리처리포트 캡처·에런 램지 인스타그램

“빵이 보관돼 있는 냉장고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애쓰는 중인데 쉽지가 않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스페인 마드리드의 자택에서 재활 중인 에덴 아자르(29·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벨기에 방송 RTBF와의 인터뷰에서 체중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첼시(잉글랜드)에서 레알로 이적한 그는 입단 당시 불어난 몸집 때문에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아자르는 “레알 입단 전에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첼시에 있을 때보다 체중이 5kg 늘었다”고 인정했었다.

이번 시즌 1골에 그치며 부진했던 그는 2월 종아리뼈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체중 증가로 홍역을 치렀던 그이기에 다시 살이 찌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자르는 “많이 먹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트레이너가 집을 방문할 수 없기 때문에 화상 훈련을 통해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탄탄한 복근을 자랑해 왔던 ‘몸짱’ 선수들도 리그 중단 기간에 ‘확찐자’(살이 확 찐 사람)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에런 램지(30)는 “실전 경기를 뛸 때는 자연스레 체중이 조절돼 걱정이 없지만 지금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구단이 제공한 프로그램에 따라 체중을 관리하는 그이지만 아내의 요리는 참기 힘든 유혹이다. 램지는 “아내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아내의 요리를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이들이 먹는 비스킷을 가져와 차와 함께 먹는 것도 멈추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몇몇 구단들은 선수들이 집에서 먹는 식사까지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의 세스크 파브레가스(33)는 스페인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아침, 점심, 저녁에 내가 먹은 것을 사진으로 찍어 구단 영양사에게 보낸다. 철저한 관리 속에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 훈련이 중단된 유럽과 달리 국내 프로축구 K리그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훈련을 하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체중 관리에 대한 부담이 작다. K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자체 훈련 및 청백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중이 급격히 늘어날 우려는 크지 않다. 선수의 체지방 비율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