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20대땐 42일간 ‘입법 공백’ 민주당 핵심 요직 다수 차지할 듯 알짜 상임위 놓고도 신경전… 통합당 “순순히 안물러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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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이제 여야의 힘겨루기는 국회 원 구성으로 옮겨가게 됐다. 민주당은 ‘원내 1당’과 과반 의석의 힘으로 국회의장 등 원내 핵심 요직을 다수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역시 주요 상임위원장 등 원내 핵심 요직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여서 원 구성 협상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비례위성정당의 교섭단체 등장 가능성 역시 중요 변수로 꼽힌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뒤 각 당이 원내대표단을 구성하면 5월부터 원 구성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예정대로라면 6월 8일 의장단을 선출한 뒤 11일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개원식을 열어야 한다.
그러나 사무처의 스케줄대로 21대 국회가 문을 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여야는 ‘입법 전쟁’의 초석인 원 구성 협상에 상당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20대 후반기 국회는 원 구성 협상이 7월까지 이어지면서 42일간 ‘입법 공백’ 사태가 빚어졌다.
하지만 의장단이 선출된 후에는 상임위 구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 구조가 고착화한 만큼 여야 대립이 격해질 수 있고, 원내 핵심 요직은 여야가 모두 사수하거나 탈환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 등 알짜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원 구성이 끝나더라도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의 첫 전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장은 국회에 구성되는 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선택해 임명된다. 추천위의 위원은 교섭단체가 추천하기 때문에 비례정당에 의원을 꿔주는 행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자기편인 교섭단체가 많을수록 공수처장 추천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여당은 원내 1당의 힘으로 각종 경제개혁입법을 강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 각종 재벌개혁 입법이 1순위로 꼽힌다. 특히 노동계가 강하게 요구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등 친(親)노동 법안도 우선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당은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야당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여당이 공언해온 3차 추경,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 역시 야당과 견해차가 커 진통이 예상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보수정당이 200석 가까이 차지했던 18대 국회도 야당의 반대로 처리하지 못한 법안이 많았다”며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겠지만 우리도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